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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내부거래로 총수 회사 동종업계 1위 만든 ‘세아’... 공정위 ‘철퇴’

2023-09-25 12:00 | 구태경 차장 | roy1129@mediapen.com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부당지원을 통해 총수 회사를 동종업계 매출 1위로 만든 '세아'가 경쟁당국으로부터 철퇴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집단 ‘세아’ 소속 ㈜세아창원특수강이 스테인리스 강관 재인발업체인 계열회사 ㈜CTC에게 원소재인 스테인리스 강관을 다른 고객사들에 비해 상당히 낮은 가격으로 판매한 부당내부거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32억 원을 부과하고 지원주체인 세아창원특수강을 고발키로 결정했다고 25일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 정부세종청사./사진=미디어펜



세아는 특수강 제조 및 판매를 주된 사업으로 하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2023년 기준 자산총액 11조 7000억 원, 계열회사 수 28개, 자산총액 기준으로 재계 42위이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선재, 봉강, 강관 등 다양한 형태의 스테인리스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고, ㈜CTC는 세아창원특수강으로부터 원소재인 스테인리스 강관을 구매하여 이를 재인발한 후 판매하는 회사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세아창원특수강은 CTC가 세아 그룹에 편입되기 전부터 CTC에게 스테인리스 강관을 판매해 왔는데, 총수일가 이태성의 개인회사 ㈜HPP가 CTC를 인수(2015년 11월)하자 그 직후인 2016년 1월부터 2019년 6월까지 CTC의 수익 개선을 위해 자신이 공급하는 스테인리스 강관을 타 경쟁사 대비 상당히 낮은 가격으로 판매함으로써 CTC를 지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HPP는 2014년 특수관계인 이태성이 투자사업, 경영컨설팅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설립한 회사로 현재까지 이태성 및 배우자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세아창원특수강이 CTC에게 상당히 유리한 물량할인(QD, Quantity Discount) 제도를 신설하고 이를 통해 CTC에게 최대 할인을 적용하는 방법으로 CTC에게 스테인리스 강관을 저가로 판매했다. 세아창원특수강은 CTC와 사전 협의를 통해 이 사건 QD를 설계했고, QD는 CTC가 구매하는 품목만을 대상으로 사실상 CTC만이 달성 가능한 물량 수준에서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의 최대 할인구간이 설정됐던 것.

이러한 지원행위로 인해 세아창원특수강의 CTC에 대한 영업이익률은 크게 감소했다. CTC가 계열회사로 편입되기 전인 2012년~2015년 기간 동안에는 영업이익률이 20~30% 수준을 유지해 왔으나, 지원행위 직후인 2016년에는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 5%로 급감했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스테인리스 강관 저가 판매를 통해 CTC에게 26억 5000만원의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했으며, 이 지원금액은 이번 사건 지원기간 동안의 CTC 매출총이익 81억 원의 32.6%, 영업이익 43억 원의 61.3%에 이르는 등 CTC의 이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CTC는 타 경쟁사 대비 상당한 가격경쟁력을 갖추게 되면서 매출액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지원행위 이전인 2015년에 92억 원이던 매출액은 지원기간 동안인 2016년 153억 원, 2017년 263억 원 등으로 크게 상승했고 2018년부터는 동종업계 매출액 1위 사업자가 됐다.

공정위는 세아의 부당내부거래는 대기업집단 계열회사들이 특수관계인 개인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특수관계인에게 부를 이전시키고, 특수관계인의 계열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시킨 행위라고 강조하면서, 특히 물량할인 제도라는 외형만을 갖췄을 뿐, 계열회사 지원을 목적으로 설계 및 시행되는 등 그 자체가 합리성을 결여한 것이라면 부당내부거래에 해당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편법적 지배력 승계, 부실 계열회사 지원 등의 목적으로 독립·중소기업의 경쟁기반을 침해하고 그룹 전체의 동반 위험을 초래하는 등 시장의 공정한 거래 질서를 훼손하는 부당내부거래에 대해서는 기업집단 규모와 관계없이 엄정하게 조사해 조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재인발’이란 강관의 외경과 두께를 줄이기 위해 작은 구멍을 통해 강관을 잡아당겨 가공하는 것을 말한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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