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파운드리 분야 후발 주자인 인텔이 2나노 이하인 1.8나노 급인 18A 공정 반도체 웨이퍼 시제품을 깜짝 공개해 업계의 지각 변동이 점쳐진다.
업계에서는 인텔이 내년 1분기에 양산을 시작할 경우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를 추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3나노 생산도 못한 상황에서 역전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진단도 있어 향후 반도체 업계의 귀추가 주목된다.
파운드리 분야 후발 주자인 인텔이 2나노 이하인 1.8나노 급인 18A 공정 반도체 웨이퍼 시제품을 깜짝 공개해 업계의 지각 변동이 점쳐진다. 사진은 반도체 생산라인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제공
25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개최한 연례 개발자 행사 ‘인텔 이노베이션 2023’에서 1.8나노 급인 18A 공정 반도체 웨이퍼 시제품을 깜짝 공개했다.
인텔은 올해 연말에 3나노 양산에 돌입하고, 내년 1분기에는 첫 1.8나노 웨이퍼를 생산 라인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나노는 반도체 기술 수준을 가늠할 때 쓰인다. 반도체를 구성하는 핵심 부품인 트랜지스터에 전류를 흘리거나 끊는 게이트(Gate) 길이를 나노 단위로 재는 것인데, 게이트 길이가 짧아질수록 집적도가 높아져 동작 속도, 생산성도 좋아진다.
현재 5나노 이하 파운드리 양산은 세계에서 TSMC와 삼성전자만 가능하다. 1.8나노의 경우 삼성전자와 TSMC가 양산 중인 3나노 보다 앞선 공정이어서, 인텔이 계획대로 1.8나노를 양산하게 된다면 삼성전자와 TSMC를 추월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삼성전자와 TSMX의 2나노 양산 목표는 2025년이다. 지난해 말 3나노 양산을 시작한 TSMC는 2나노 공정 반도체의 시범 생산 준비에 착수했고, 연내 2나노 제품을 소량으로 시범 생산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2030년까지 파운드리 분야에서의 1위를 목표로 분투 중인 삼성전자는 2나노를 TSMC와 같은 2025년, 1.4나노 공정을 2027년부터 각각 양산에 들어가겠다고 지난해 선언한 바 있다. 이후 삼성전자는 지난 6월 TSMC보다 한발 먼저 구체적인 2나노 이하 공정 로드맵을 발표했다.
인텔의 경우 지난 수십 년간 중앙처리장치(CPU)를 중심으로 반도체 업계 선두를 지켜왔지만, 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파운드리 주도권을 TSMC와 삼성전자에 내줘야 했다.
이후 절치부심 끝에 지난 2021년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공식화하며 미국 애리조나주 파운드리 공장 건설 등 대대적인 투자 계획을 내놓았다.
1.8나노 인텔 경영진은 “인텔의 생산 능력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TSMC에 필적할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는 후문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3나노는 커녕 7나노를 생산 중인 인텔이 단 기간 내에 삼성전자와 TSMC를 따라잡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 역시 아직 TSMC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생산 능력(캐파)이 약 3배 정도 차이 난다고 보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11.7%로, 아직 1위인 TSMC의 점유율의 반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의 깜짝 발표에 곧 인텔이 삼성전자와 TSMC를 추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지만 아직 7나노를 생산 중인 인텔이 양사를 따라잡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삼성전자도 아직 TSMC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제조업은 결국 제품 수율이 관건인데 1.8나노 웨이퍼를 선보이고 생산공정을 만들어도 양산 제품의 생산 수율을 맞추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라며 "국내 기업들이 당장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