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오는 11월 20일 3연임을 끝으로 회장 임기를 마무리하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KB 나름대로 바람직한 지배구조를 발전시키는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라고 25일 밝혔다.
윤 회장은 이날 오전 KB국민은행 본점 신관 지하1층 다목적홀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처음 회장에 취임했을 때 KB는 정말 녹록지 않았다"며 "지배구조는 물론이고, 직원들은 1등을 점차 잃어가는 상황이었다. 회장 취임에 대해 축하보다는 오히려 걱정을 해줬던 시기였다"고 지난 9년 간의 소회를 밝혔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25일 오전 KB국민은행 본점 신관 지하1층 다목적홀에서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류준현 기자
이어 "2014년 회장 취임 후 임기 첫 3년을 직원들의 자긍심을 회복하고 고객 신뢰를 되찾아 국민은행부터 리딩뱅크로 돌아가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의 트레이드마크인 '노란색 넥타이'에 대한 애착도 드러냈다. 그는 "회장 취임 이후 9년 동안 노란색 이외의 넥타이를 매본 적이 없다"며 "KB금융그룹을 상징하는 노란색 넥타이를 매고 일할 수 있어 감사하고 행복했다. KB는 제게 소중하고 감사한 일터였고 삶의 일부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기 동안 어떤 아쉬움이 남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세계 60위권에 머물어 있는 KB금융의 순위를 꼽았다. 경제규모를 고려하면 10위권에 국내 금융그룹들이 자리해야 하지만, 그보다 훨씬 못 미치는 까닭이다.
윤 회장은 "KB는 리딩금융그룹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세계 순위로 보면 60위권에 머물고 있어서 굉장한 아쉬움이 남는다"며 "(제가) '한국 금융의 삼성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가장 먼저 썼는데, 씁쓸함이 남는다. 정책당국과 함께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여러 방안을 강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용퇴를 결정한 시기에 대해서는 3연임을 확정한 이후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양 내정자는 개인고객 부문을 총괄했고, 허 부회장은 보험과 글로벌, 이 부회장은 디지털 부문을 총괄했다"며 "새 회장이 선임되더라도 주요 계열사가 단단하게 갈 수 있도록 운영체계를 어느 정도 정비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자들에게도 작년 무렵부터 직접적인 표현은 안 했지만 어느 정도 (용퇴를)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줬다"며 "(용퇴 결정 후) 지금 시장 반응이 쇼크나 서프라이즈가 없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양종희 새 KB금융 회장 내정자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윤 회장은 "(양 내정자는) 은행에 20년 있어 (저보다) 훨씬 은행 경험이 풍부하고, 거의 모든 부분에 경험을 갖고 있으며 직접 관여했기에 훨씬 더 잘 할 것"이라며 "제가 취임했을 땐 CEO로서 뒷받침해줄 분이 없어 제가 은행장을 겸임했지만 지금은 은행에 든든한 CEO기 있기 때문에 더 낫다"고 평가했다.
최근 금융권에서 연이어 벌어지는 횡령사고와 관련해서는 "정직과 신뢰가 금융인의 덕목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 통제제도를 보완하는 부분도 노력해야겠지만 의식 교육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아직 차기 거취는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임기가 2개월 남은 만큼 더 생각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4년 11월부터 KB금융을 이끈 윤 회장은 1955년생으로 전남 나주 출생이다. 광주상업고를 졸업하고 성균관대에서 경영학사, 서울대에서 경영학 석사, 성균관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각각 취득했다.
한국외환은행에서 첫 행원 생활을 시작해 국민은행에서 재무전략기획본부장/부행장(CFO/CSO) 및 개인금융그룹 부행장을, KB금융지주에서 부사장(CFO/CRO) 등을 두루 역임한 바 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