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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장기채 금리 상승, 또 상승…깊어지는 서학개미 한숨

2023-09-26 13:55 |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미국 국채금리가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서학개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초 무렵부터 일부 서학개미들은 연내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관련 ETF를 대거 매집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일반 주식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 역시 마이너스 성적표를 들고 있긴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채금리가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서학개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채금리가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국채금리는 올해 내내 높은 수준이었지만,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발언이 방아쇠 역할을 했다. 

이 자리에서 파월은 “필요하다면 올 해 기준금리를 한 번 더 인상할 수 있다”고 밝히며 일각에서 제기된 ‘고금리=뉴 노멀(new normal)’이라는 의견에 힘을 실었다. 고금리 국면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곧장 미 국채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 10년물 금리는 4.48%로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을 뿐 아니라 최근엔 4.5%를 넘기며 시장을 긴장하게 다시 한 번 만들었다.

더 큰 문제는 이 국채금리가 곧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그 시나리오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서학개미들이 매우 많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TMF’라는 티커명으로 잘 알려진 ‘디렉시온 데일리 20+ 이어 트레저리 불 3X 셰어스’다. 만기가 20년 이상 남은 미 국채 30년물에 투자하는 ETF로, 올해 초만 해도 주당 가격이 8달러를 넘었지만 현재는 5달러가 위태로운 수준까지 내려왔다.

TMF는 장기국채 움직임을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기 때문에 낙폭이 깊어지면 손실액이 감당할 수 없는 속도로 불어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서학개미들은 올해 들어 지난 22일까지 TMF를 약 9억2000만 달러(약 1조2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TMF는 해외주식 순매수 1위에 오른 종목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 8월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하며 미 국채 30년물 수익률이 4.1% 수준을 기록했을 때 서학개미들은 TMF를 2억 달러 이상 소위 ‘물타기’한 것으로 추산된다. 대형 주식 커뮤니티나 유명 주식 유튜브 등에서는‘마지막 베팅’이라는 표현이 다수 나왔던 국면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주가는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다.

국내 시장에 상장된 미국 장기채 ETF들의 상황도 당연히 비슷하다.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 ‘TIGER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합성H)’,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등 미 국채 장기물에 투자하는 ETF들은 최근 들어 줄줄이 최저가를 기록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TMF의 경우 채권 연동 ETF인데다 3배 레버리지 상품이라 장기 보유보다는 단기적 헷지에 적합한 상품”이라면서 “아직은 금리의 방향성을 가늠하기 힘든 국면”이라고 우려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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