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신영자·신동인, 해임지시 관여…한국롯데 "회장님 판단력 흐려져"
[미디어펜=신진주 기자]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뿐 아니라 한국 롯데그룹 임원들에 대해 해임 지시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사진=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신동주 전 부회장, 신동빈 회장 |
30일 재계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신동빈 롯데회장이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선임된 직후 한국 롯데그룹의 핵심 인원 3~4명을 해임한다는 내용의 지시서를 작성하고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임 지시서 작성에는 장난 신동주 전 부회장을 비롯해 장녀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 등이 입김을 불어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국 롯데그룹은 "지시서와 관련해서는 파악할 수 없는 상태"라며 "신동주 전 부회장이 한국 방송사와 인터뷰를 한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추후의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롯데그룹 측은 일관되게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이 흐려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 니혼게이자이 인터뷰와 관련해 상반된 입장 정리를 보낼 때도 이 점을 강조했다.
롯데그룹은 이날 오전 입장자료를 통해 "신동주 전 부회장과 일부 친족들이 고령으로 거동과 판단이 어려우신 총괄회장님을 임의로 모시고 가 구두로 해임발표를 유도한 것"이라고 전했다.
재계에선 신 총괄회장이 서명한 해임 지시서들이 실제로 한국 롯데그룹에 전달될 경우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사내 이사로 올라 있는 임원들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해임할 수 있고, 사내 이사가 아닌 임원들은 이사회를 거치지 않아도 해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신 총괄회장은 28일 귀국후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에서 머물며 신 전 부회장과 신 이사장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날 입국한 신 전 부회장은 일본 현지에서 니혼게이자이 신문과 인터뷰한 데 이어 이날 한국에서 모 방송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등 한국 내 공세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