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놓고 중앙선거위의 시뮬레이션이 발표되면서 여야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미디어펜=김민우 기자]새정치연합이 26일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의원정수 확대를 추진하는 5차 혁신안을 제시하면서 내년 ‘총선 룰’을 둘러싼 여야 간 격돌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도입될 경우 현 양당체제에서 다당체제로 정치지형을 바꿔놓을 수 있을 만큼 파급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4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 제출한 ‘19대 총선 권역별 비례대표제 적용 예상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야당이 득을 더 본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4석이 초과돼 전체 304석 중 새누리당은 141석(지역구 의원 105, 비례대표 36)으로 10석을 확보한 자유선진당과 합쳐도 과반인 153석에 미달한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117석(지역 87, 비례30), 통합진보당은 기존 13석에서 21석이 증가한 34석을 차지해 마찬가지로 과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151석으로 여당과 세력균형을 이룰 수 있다.
지역별로는 새누리당이 호남권에서 4석, 수도권에서 22석을 얻는 반면 강세지역인 영남에서 약 14석을 야권에 내주게 된다. 야당은 반대로 대구‧경북권에서 5석, 부산 등에서 11석을 확보하며 호남에서는 4석을 잃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정치연합 혁신위원회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주장하는 배경에는 이처럼 야당이 여당보다 많은 의석을 확보할 수 있으며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을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깔려있다.
또한 당시 자유선진당과 통합진보당 등 군소정당의 의석이 눈에 띄게 증가해 연대를 통해 여소야대 구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여당의 입장에서는 여의도연구원가 지난 5월 보고서를 내고 스스로 지역구 비례대표 병렬식 선거제도·소선거구제 등 현행 선거법의 최대 수혜자라고 밝힌 것이 29일 공개되면서 야당의 주장을 무조건 반대하기는 곤란한 입장이다.
야당 역시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자고는 하지만 의원정수 증대 등 방법적인 면에서 증대해야한다, 유지해야한다, 줄여야한다 등 당내 의견이 엇갈려 합의에 난항을 겪고 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의 도입 취지에 대해 야당은 ‘지역갈등 해소’를 주된 이유로 내세우면서 당위성을 얻으려고 애를 쓰고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정치현실과 국민정서상 지역갈등 문제는 제도를 통해 인위적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좀 더 숙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