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이 다음달 11일 치러지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보선)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자당 국회의원 총동원령을 내리는 것은 물론 대선 주자급 안철수·나경원·권영세 등 인지도 높은 인물을 대거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에 투입하며 김태우 후보 지원 사격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혼란스러운 상황을 기회로 야권 지지세가 강한 강서 지역 민심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기현 당 대표는 선대위 위촉식 전날인 지난 25일 강서구 방신전통시장을 찾아 온누리상품권으로 꽃게, 파프리카 등 수산물과 채소를 구입하며 지역 민심을 살폈다. 그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성향이 강한 강서구 특성상 보선이 쉽지 않다는 전망에 대해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강서구민들의 민심을 얻기 위한 노력을 가열 차게 하겠다"라고 자신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이날 소속의원 108명(국무위원 및 자 3명 제외)에게 다음달 10일까지 보선 지원에 협조해 달라는 공문을 보내는 등 국회의원 총동원령을 내렸다. 공문에는 강서구에서 최소 3회 이상 오·만찬 및 전통시장 방문 등의 구체적인 지침이 담겼다.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경선 결과 발표'에서 후보자로 확정된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3.9.17./사진=연합뉴스
또한 국민의힘은 전국구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대선 주자급 안철수 의원(수도권3선), 나경원 전 의원(수도권4선)에 이어 26일, 윤석열 대선 캠프 선대본부장을 맡아 대선을 승리로 이끌었던 충청 출신 권영세 의원(수도권4선)을 선대위 상임고문에 위촉했다.
안 의원과 나 의원의 경우 그간의 수도권 선거 승리 경험을 토대로 중도층 표심 확보에 힘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 의원의 경우, 부친이 충북 음성 출신인 만큼 충청권 표심이 만만치 않은 강서구 표심 몰이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충청에서 5선을 지낸 정우택 국회부의장, 정진석 의원도 명예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해 김 후보 지원에 나섰다.
이번 보선은 총선을 불과 7개월 여 앞두고 수도권에서 치러지는 첫 선거인 만큼 선거 결과를 통해 총선 민심을 미리 가늠할 수 있어 여야 모두 사활을 걸고 있다. 국민의힘이 대선급 선대위를 꾸리며 선거 승리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26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이번 선거는 단순 구청장 한 명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 총선에서 민심이 어느 쪽으로 기울 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선거"라며 "승패 여부를 떠나 선거가 시작됐으니 당이 전력을 다하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지도부 관계자는 "민주당의 경우, 선대위 발대식부터 이재명 대표 살리기 서명 운동 받는 등 민생 보다는 이재명 대표가 먼저"라며 "반면 김태우 후보의 경우, 화곡동 재개발 등 강서구의 오랜 숙원 사업을 빠르게 해결해 왔다는 강점이 있다. 강서 구민들께서 이재명 수호보다는 강서구 발전에 힘을 실어주실 거라고 본다. 한번 해볼만 하다"라고 자신했다.
25일 강서구 방신시장을 찾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김성태 전 의원, 박대출 정책위의장이 수산물을 구입하고 있다. 2023.9.25./사진=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현재 스코어는 민주당이 우세다. 여론 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뉴스피릿’ 의뢰로 18~19일 이틀 간 만 18세 이상 강서구 유권자 803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22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진교훈 후보가 44.6%,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는 37.0%로 나타났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7.6%로 오차 범위(±3.5%포인트)를 넘었다.
이번 조사는 무선가상번호(85%)·유선RDD(15%) 표집틀을 통한 자동 응답(ARS) 전화 조사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3.3%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강서구에서 선대위 발대식 겸 대책 회의를 열고 선대위 출범을 공식화 할 예정이다. 이날 발대식에는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한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