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20년 동안 삽 한번 떠보지 못한 용인역삼구역도시개발사업이 조합장 선출을 위한 총회를 앞두고 또다시 술렁이고 있다.
조합장 직무대행자가 일방적으로 조합원이 아닌 자를 조합장 선출을 관리 감독할 선거관리위원장에 지정했다는 논란이다. 일부 조합원들은 자격이 없는 선관위원장이 무리하게 선관위를 운영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용인시는 관련 법령인 도시개발법과 조합 정관에 선관위 운영에 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관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27일 개발업계에 따르면 용인역삼구역도시개발사업조합은 다음달 19일 임시총회 개최하고 조합장과 임원 및 대의원을 선출할 계획이다.
용인역삼구역도시개발사업은 2003년 1월 용인시 도시관리계획 결정 고시에 따라 용인시 일대 69만2140㎡를 도시개발법에 따른 환지방식으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지난 2009년 8월 조합설립인가 이후 2011년 8월 실시계획인가를 받은 뒤 2012년 4월 총 사업비 및 환지계획인가 체비지면적에 대해 최종 의결이 이뤄졌다.
그러나 도시관리계획 결정 이후 20년, 조합 설립 이후 10년이 훌쩍 넘었음에도 조합원 간 첨예한 이권 대립으로 사업을 진행하지 못했다. 조합장이 몇차례 바뀌는 등 파열음이 계속 생기자 수원지방법원은 지난해 8월 A변호사를 직무대행자로 지정했다.
일부 조합원들은 직무대행자가 이번 임시총회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독단으로 외부인사인 B변호사를 선관위원장에 임명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도시개발법과 조합 정관에 따라 조합원 중에서 선관위원장을 뽑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선관위원장 포함 5명으로 구성된 선거관리위원회 내부에서도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1일 조합장 후보자 확정을 위한 검증 회의에서는 조합원이 아닌 선관위원장이 선거 관련 사안 투표에 참여했다며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선관위원 2명은 "조합 정관에 따라 총회에서 해임된지 2년이 경과 되지 않은 후보자는 탈락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며 변호사 법률검토의견서까지 제시했다. 그러나 선관위원장은 "해임만으로 후보자를 탈락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해당 사안을 투표에 부쳤고 이에 반발한 두 선관위원이 퇴장했다. 결국 해당 안건은 선관위원장과 나머지 선관위원들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이와 관련해 한 조합원은 "투표권이 없는 선관위원장이 선거 안건 투표에 참여한 것은 부적절하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근본적인 책임은 애초에 조합원이 아닌 외부인사를 선관위원장으로 임명한 직무대행자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다음달 19일 총회를 통해 조합장이 선출돼도 일부 조합원이 절차상 하자를 근거로 총회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또다시 사업이 공전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용인시도 총회 후 소송전이 벌어질 가능성을 예측하고 있지만 용인역삼구역도시개발사업 조합에 대해 관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용인시 관계자는 "관련 법령인 도시개발법이나 현재까지 두세 차례 변경된 조합 정관에도 선거관리 규정은 전무한 상태"라며 "(규정이 없기 때문에) 조합원 중에서 선관위원장을 뽑지 않아 불법이라는 주장은 사실상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도시개발법이나 정관에 선관위 운영과 관련한 조항이 없는만큼 투표권이 없는 비조합원이 선관위원장으로서 관련 사안 투표에 참여하는 게 잘못이 아니라는 것이다.
해당 관계자는 "법원에서 선임한 직무대행자가 조합원의 소집요구에 따라 법원의 허가를 받아 총회를 개최하는 것"이라며 "아무런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선관위원장을 법률 전문가인 변호사로 임명한 점은 오히려 공정한 선거를 위해 꼭 필요했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부 조합원이 행정지도를 요청하지만) 용인시로서는 도시개발법이나 정관에 저촉되는 사항은 없기에 시가 나설 수 있는 근거는 없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