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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창모, 부상 복귀→아시안게임 대표 탈락→부상 재발 '비운의 2023년'…NC도 침통

2023-09-28 11:24 | 석명 부국장 | yoonbbada@hanmail.net
[미디어펜=석명 기자] NC 다이노스 토종 좌완 에이스 구창모(26)가 또 부상을 당했다. 다쳤던 곳을 또 다쳤다. 시즌 아웃뿐 아니라 선수 경력에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운 부상 재발이다. 구창모에게는 비운의 2023년이며, 포스트시즌을 앞둔 NC는 걱정이 한가득이다.

구창모는 27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홈경기 더블헤더 1차전에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팀이 4-0으로 앞서고 있던 6회초, 선발투수 송명기에 이어 필승조로 나섰다. 6, 7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은 구창모는 8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구창모는 박찬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 1아웃을 만든 후 이창진을 3루쪽 땅볼로 유도했는데 3루수 서호철이 포구 실책을 범해 첫 주자를 내보냈다. 이어 김호령에게 볼넷을 내주며 1, 2루 위기에 몰렸다. 다음 타자 김도영을 상대하면서 3구째를 던진 후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가 된 상황에서 갑자기 구창모가 덕아웃에 사인을 보냈다. 

구창모가 피칭 도중 팔 부상 재발로 침통해 하며 그라운드를 벗어나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홈페이지



팀 트레이너가 급히 나와 얘기를 나눈 후 구창모는 곧바로 교체돼 물러났다. 그의 일그러진 표정에서 부상 재발을 직감할 수 있었다. 병원 검진 결과도 그랬다.

NC 구단은 "구창모가 병원으로 이동해 X-레이, 컴퓨터단층촬영(CT) 검진을 실시했고, 왼쪽팔 전완부 척골 재골절 진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28일부터는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10월 3일에야 연휴가 끝나기 때문에 구창모는 10월 4일 이후 전문 병원에서 추가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하지만 이미 두 차례나 비슷한 부위의 부상으로 고생한 전력이 있는 구창모이기에 부상 재발 확률이 높아 보인다.

구창모에게 또 닥친 시련이다.

프로 입단 5년차인 2019시즌부터 MC의 좌완 에이스로 자리잡은 구창모는 잦은 부상에 시달렸다. 부상 없이 건강할 때는 한국야구의 대표적 좌완 에이스 계보를 이을 최고 투수로 꼽힐 만큼 좋은 공을 던지지만 잇따른 부상으로 공백기가 계속 있었다.

특히 왼쪽 팔 부상이 연이어 구창모를 괴롭혔다. 잘 나가던 2020년 처음으로 척골 피로골절 부상이 찾아왔는데 재활을 거쳐 한국시리즈에 돌아와 NC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완전한 회복을 못해 2021년 수술(판 고정술)을 받고 한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길었던 공백기를 거쳐 지난해 복귀해서는 19경기에서 11승 5패 평균자책점 2.10의 빼어난 피칭으로 부활에 성공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올 시즌 6월초 왼팔 전완부 굴곡근 미세 손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가 재활 과정에서 6월말 왼팔 척골 피로골절 진단을 다시 받았다. 2021년 부상 부위와는 조금 다른 곳이지만 상황은 비슷했다.

이번에는 여유가 없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에 와일드카드로 선발돼 있었기 때문이다.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서는 재활을 서둘러야 했다. 빠른 회복을 위해 노력한 구창모는 재활 기간을 단축했고, 대표팀 소집(23일) 하루 전인 22일 LG 트윈스전에 복귀 등판했다. LG전에서 2⅓이닝을 던져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구창모는 대표팀에서 하차해야 했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선발 요원으로 와일드카드 발탁한 구창모가 아시안게임에서 정상적으로 선발 임무를 소화하는 것은 무리라고 봤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전력강화위원회는 구창모 대신 같은 NC 소속 좌완 김영규를 대체 선발하면서 "부상에서 회복 단계이지만 대회 기간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이기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구창모 교체 이유를 밝혔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하면 병역특례 혜택을 볼 수 있기에 아시안게임 출전을 목표로 재활에 땀흘렸던 구창모로서는 무척 실망스러운 상황이었다.

그래도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이 있었다. NC는 현재 리그 3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적이다. 27일 현재 2위 kt 위즈와 1.5게임, 4위 두산 베어스와는 2.5게임 차다. 두산의 추격을 뿌리치면서 2위 kt를 따라잡아야 하는 막바지 순위 경쟁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

막판 순위 싸움을 위해서도, 이후 가을야구를 위해서도 구창모가 시즌 중 못다한 활약으로 팀에 힘을 보태야 하는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었다. 그런데 또 다시 부상 악몽이 닥쳤다.

이렇게 되고 보니, NC 코칭스태프가 부상에서 갓 회복한 구창모를 무리시킨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복귀를 서두른 주된 이유가 아시안게임 출전이었는데 대표팀에서 하차하고 말았다. 이왕 아시안게임에는 못 가게 됐으니 보다 완벽하게 회복할 시간을 줘 부상 재발을 막는 예방 조치가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정확한 검진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구창모는 또 부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야 하고, NC는 당장 이번 시즌뿐 아니라 에이스의 장기 이탈 걱정을 하게 됐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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