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 반도체 업황 회복이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의 투자 결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다수의 기업이 투자를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과감한 국내 투자를 결정한 삼성의 행보에 '기업보국'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는 평가다.
3일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반도체 업종이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맞이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림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은 매크로 환경에 따른 변동성에 회복 시점이 미뤄지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반도체 업황 회복이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의 투자 결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다수의 기업이 투자를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과감한 국내 투자를 결정한 삼성의 행보에 '기업보국'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는 평가다. /사진=미디어펜
당초 증권가에서는 이르면 하반기에 반도체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업황 회복이 더뎌지면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약 1조 원대 수준일 것이라는 리포트도 나왔다.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진단에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만 4조6000억 원에 이르는 적자를 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08년 4분기(-6900억 원), 2009년 1분기(-7100억 원)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 2분기에는 영업 손실 4조3600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폭을 줄이긴 했지만, 여전히 업황 회복은 요원한 상황이라는 진단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끊임 없이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미래를 도모하는 한편, 국내 경제 활성화를 위해 앞장 서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경기도 평택 고덕신도시 약 870만 평 규모의 면적에 총 6개의 반도체 생산라인을 건설 중이다. 또 2042년까지 용인시 처인구 반도체클러스터에 300조 원 이상을 투자해 첨단 반도체 제조 공장 5곳을 확보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5월에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중소기업 제조 현장을 지능형 공장으로 고도화 하는 '스마트공장 3.0 사업'을 통해 매년 100억 원씩 3년 간 총 300억 원을 투자해 600개 중소기업에 스마트공장 구축∙고도화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지역과 미래 동행'를 강조하며 전국에 위치한 계열사 사업장을 중심으로 향후 10년간 총 60조 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충청권에는 반도체 패키지와 최첨단 디스플레이를, 호남권에는 스마트 가전을, 영남권에는 차세대 MLCC(적층 세라믹 캐피시터)와 글로벌 스마트폰 마더 팩토리의 거점으로 정했다. 국내 반도체 클러스터에 글로벌 소재·부품·장비 선도 업체들의 투자 유치를 추진한다는 의지에서다.
지난 4월에는 오는 2026년까지 4조1000억 원을 투자해 세계 최초로 8.6세대 IT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생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을 중국에 내줘야 했던 아픔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초격차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재계에서는 삼성의 이 같은 행보에 '기업보국' 말고는 설명이 안 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업만 생각했다면 국내 보다는 해외 투자가 유리한 경우가 있었을 것임에도,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대의를 위해 국내 투자를 결정한 삼성의 행보를 높게 평가하는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과의 상생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앞장 서고 있는 점은 재계의 귀감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업황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과감한 투자를 통해 미래를 도모하고 있다"며 "특히 지역 경제 활성화의 경우 기업이 움직여줘야 하는데, 삼성이 앞장 서고 있어 다른 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