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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금리 7% 돌파에도…대출 열기 식지 않는 까닭은?

2023-10-04 11:33 | 백지현 기자 | bevanila@mediapen.com
[미디어펜=백지현·류준현 기자] 은행권 대출금리가 또 다시 들썩이고 있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여파로 은행채 금리가 오르는 데다 은행권 수신경쟁까지 맞물려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연 7% 문턱을 넘어섰다. 고금리 상황에도 내집 마련을 위한 실수요자들의 대출이 꺾이지 않는 가운데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정책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금리 상황에도 주담대 대출이 꺾이지 않으면서 이에 대한 정책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사진=김상문 기자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 시중은행의 주담대 상단금리는 이미 연 7%를 넘어섰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22일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는 연 4.270~7.099%를 기록했다. 주담대 변동금리가 7%를 넘어선 것은 지난 12월(연 7.603%) 이후 9개월만이다.

주담대 금리는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장금리도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을 지속해 2% 수준까지 낮추기까지 가야 할 길이 멀다"며 물가안정 필요성을 거듭 밝히며 긴축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여기다 올해 하반기 고금리 예금 만기가 돌아오면서 자금조달 필요성이 커진 은행권의 수신금리 경쟁도 대출금리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은행 예금금리가 올라가면 조달비용 증가로 이어져 대출금리 상승이 불가피하다. 올 9월 이후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정기예금의 규모는 118조원에 달한다.

은행권은 지난해 9월 불거진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움을 겪자 수신금리를 높여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해 10~12월 예금은행의 평균 수신금리는 연 4%를 웃돌았다. 기준금리(연 3.5%) 수준에 머물렀던 5대 시중은행의 최고금리도 연 4%대 문턱에 올라섰다.

대출금리가 연 7% 문턱을 넘어선 가운데 연체율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예금은행 가계대출 현황'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예금은행 주담대(한국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제외) 잔액은 약 647조 83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634조 4480억원)보다 2.11%(13조 3820억원)가량 증가한 수치다. 거듭되는 금리 인상으로 주담대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졌음에도 내 집을 마련하고자 하는 실수요자들의 대출이 이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북 등 전라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대출잔액이 증가했다. 특히 경기도가 1년 전 대비 약 4조 4250억원 증가한 179조 4630억원으로 주요 지역 중 대출잔액이 가장 많이 늘어났다. 이어 대구가 2조 3780억원 증가한 31조 10억원, 인천이 2조 2530억원 증가한 42조 5560억원, 경남이 1조 4120억원 증가한 22조 428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출이 늘어난 건 서울과 지방에서 경기도로 거주 이전이 늘어나면서 신규 주택 입주에 필요한 대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출잔액과 더불어 연체율도 적신호가 켜졌다. 올해 6월 말 주담대 연체율은 0.22%로 1년 전 0.10% 대비 약 0.12%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한은이 집계를 시작한 2019년 4분기 이후 분기 기준 최고 수준이다. 전남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연체율이 상승했는데, 가계대출 급증의 진앙지로 꼽히는 수도권에서 두드러졌다.

대표적으로 서울지역은 지난해 6월 0.11%에서 0.15%p 급등한 0.26%로 연체율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이어 경기지역도 0.12%p 상승한 0.23%를 기록해 서울 뒤를 바짝 쫓았다. 그 외 부산과 제주가 1년 전보다 각각 0.13%p 0.10%p 상승한 0.26%를 기록해 서울과 동률을 이뤘다.

진 의원은 "가계대출이 급증하는 가운데 지역별로 주택담보대출과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민생금융의 부실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며 "가계대출 총액 관리와 더불어 각 지역별 특수한 상황을 고려한 연체율 지속상승의 위험에 대응하는 면밀한 모니터링과 각 금융소비자에 대한 맞춤형 민생회복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백지현/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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