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건설시장 불황이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올해보다 내년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건설시장 불황이 내년에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6일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1~9월 종합건설업체의 폐업 신고건수(변경·정정·철회 포함)는 405건이다. 이는 전년 동기 211건 2배이자 2006년 이래 최대다.
건설업체 폐업이 늘어난 건 건설경기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하 건정연)은 건설수주는 1분기 11.1%, 24분기 31.5% 줄어든 데 이어 7월에도 55.3% 감소했다. 건축허가면적은 상반기 22.6% 감소했고 7월에는 45.7% 줄었다. 착공 감소세는 더 심각하다. 상반기 38.5% 줄었고 7월에도 48.9% 감소했다.
올해 들어 건설기성(건설사가 실제 공사를 통해 얻은 자금)만 증가했다. 이는 2~3년 전 착공한 물량이 완공돼 공사비를 받았기 때문이다.
앞으로가 문제다. 건정연은 신규 착공물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건설경기 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내년 이후 건설경기는 지금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다.
건설업계는 잔뜩 움츠리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내년 아파트 분양을 아예 하지 않을 생각이다. 내년 부동산 경기가 올해보다 더 좋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그룹 등의 지원 또는 현금 여력이 있는 건설사는 버틸 힘이 있지만 그렇지 못한 곳은 내년이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건설사의 연쇄부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에이치엔아이엔씨(133위), 대창기업(109위), 신일건설(113위) 등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안팎 건설사들이 회생절차를 밟았다.
건설업계는 건설시장 정상화를 위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자금시장 불안 해소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PF 지원이 건설업 회복의 젖줄이 될지 주목된다. 금융위원회는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 금융 분야 과제 추진계획 점검·소통 회의에서 PF 사업장에 대해 약 19조 원의 금융공급을 예고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HF)와 한국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총 10조 원의 PF 사업자보증 여력을 확보했다. 정책금융기관(산업은행·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은 이달부터 7조2000억 원을 공급하기로 했다.
다만 무분별한 PF 지원은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은형 건정연 연구위원은 "PF 지원은 현시점에서 필요하다. 다만 추후 자금 회수도 고려해 우량 사업장을 중심으로 집중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역시 이번 지원 대책 대상은 정상 PF 사업장과 건설사라며 정상 사업장과 부실우려 사업장을 구분해 부동산 PF 단계별 사업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