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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방러 때 ‘아무르 조선소’ 패싱, 북러 협력 어떤 수준?

2023-10-06 15:47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러 정상회담 이후 양국의 군사협력이 강화되고 특히 러시아의 군사기술이 어느 수준으로 북한에 이전될지 여부가 주목받는 상황에서 북한에 고도의 기술 이전이 쉽지 않고 특히 러시아의 핵잠수함 기술 이전은 어려울 것이란 전문가의 전망이 나왔다.

통일연구원이 6일 통일부기자단 대상으로 개최한 한반도 주요 현안 워크숍에서 현승수 국제전략연구실 연구위원은 이번 북러 정상회담에 대해 한마디로 “북러 밀착이 상당히 지속될 수 있고, 또 때로는 강화되는 모습도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그 효과는 크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정상회담은 러시아가 ‘반미’라는 참호를 파고 북한을 견학시킨 모양새인데 과연 북한이 파놓은 참호 속에 러시아도 들어갈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현 연구위원은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김명식 해군사령관이 수행해 러시아를 방문했지만 김 위원장의 방문지에 콤소몰스크나아무레의 ‘아무르 조선소’가 빠진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조선소는 극동에서 유일하게 잠수함 제작이 가능하다. 1980년대까지 탄도미사일 핵잠수함도 제작한 곳”이라며 “탄도미사일 핵잠수함에 관심이 많은 김 위원장이 그곳을 패싱한 이유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더구나 김 위원장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도 잠수함 부두를 방문하지 않았다. 캄차트카 핵잠수함도 가지 않았다”면서 “(대신) 김광혁 공군사령관이 나중에 김 위원장 수행에 합류한 이유도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당초 북한이 핵잠수함 시찰을 요청했으나 러시아로부터 거절당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면서 “러시아는 민감한 군사기술, 특히 핵잠수함 관련 기술을 당장 북한에 제공할 계획이 없었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5일 러시아 하바롭스크주 콤소몰스크나아무레시 유리 가가린 전투기 생산공장을 참관했다고 노동신문이 16일 보도했다. 2023.9.16./사진=뉴스1


아울러 “현재 북한의 기술 수준을 감안할 때 위성 기술 이전도 북한의 수준을 고려할 때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김정은이 시승한 Su-57의 경우도 고성능이지만 고액으로 러시아 공군도 소량 배치하고 2027년까지 70기 확보를 목표로 하는 만큼 북한으로선 구매가 불가능하다”고 관측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월 방러 때 13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시찰 및 북러 정상회담을 진행했고, 15일 하바롭스크 콤소몰스크나아무레 유리 가가린 항공기 공장에서 신형 스텔스 전투기 Su-57 시찰, 16일 블라디보스토크 태평양함대 호위함 ‘마샬 샤포쉬니코프’와 대형 전략 폭격기 Tu-160 등을 시찰했다. 17일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에서 극동연방대와 러시아 최대 수족관을 둘러봤다.

김 위원장 방러 일정에 군서열 1위인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군서열 2위인 박정천 당 군정지도부장, 김명식 해군사령관, 김광혁 공군사령관 등 북한 군사수뇌부가 총출동했다. 일국의 군수뇌부가 일주일 넘게 타국의 군사시설을 견학한 사례는 냉전기에도 없었던 이례적인 사건이다. 

홍민 북한연구실 선임연구위원도 “북러 간 군사협력이 위성 분야에서 어느 정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지만 발사체보다 위성체 기술 지원 가능성이 높다”며 “협력이 가능한 분야는 엔진 기능 개선, 송수신 체계, 광학카메라 조종·운용 기술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 연구위원은 “러시아의 대북 군사협력 메시지는 미국 대선에 영향을 주기 위한 심리전 차원이 더 강하다”며 “대북 핵·미사일 기술 이전 가능성을 전면에 부상시켜 동북아에서 미국을 견제하고 한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경고의 성격을 갖는다”고 평가했다.

현승수 연구위원은 “북한이 러시아와 전략적 협력을 강조하고 있는 것에 반해 러시아는 인식차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러시아의 실질적인 전략파트너는 중국, 인도, 베트남 정도이고, 북한과의 협력을 전략적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러시아는 역설계에 대한 우려 때문에 타국에 군사기술이나 최첨단무기 제공에 매우 신중하다”면서 “따라서 러시아는 북한과 단기적 목표를 충족시킬 정도의 전술적 거래를 중심으로 관계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북한으로부터 탄약, 포탄, 재래식무기, 노동자 등을 제공받고 그 대가로 석유, 식량 등 경제적 지원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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