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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대구은행, 신청서 사본으로 증권계좌 1600여건 부당개설"

2023-10-12 14:30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DGB대구은행이 고객의 직접 서명을 받지 않은 채 신청서 사본으로 증권계좌를 부당 개설한 규모가 160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사고자 및 관련 임직원에게 책임을 물게 하는 한편, 지방금융지주사가 자회사를 통할하는 지에 대해 별도 점검할 방침이다.

DGB대구은행이 고객의 직접 서명을 받지 않은 채 신청서 사본으로 증권계좌를 부당 개설한 규모가 160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사고자 및 관련 임직원에게 책임을 물게 하는 한편, 지방금융지주사가 자회사를 통할하는 지에 대해 별도 점검할 방침이다./사진=대구은행 제공



금감원은 대구은행의 영업점 56곳 직원 114명이 지난 2021년 8월부터 올해 7월 말까지 고객 1552명의 예금계좌와 연계해 1662건의 증권계좌를 부당 개설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직원들은 고객이 직접 전자 서명한 A증권사 증권계좌개설신청서를 최종 처리 전 출력해 B증권사의 계좌개설신청서로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력본에 기재된 증권사 이름(14개)이나 증권계좌 종류(위탁(주식), 선물옵션, 해외선물 등) 등을 수정테이프로 수정해 다른 계좌 신청서로 재활용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출력본을 제대로 수정하지 않아 실제 개설된 증권계좌 정보와 불일치하는 경우도 600여건에 달했다. 

일부 직원은 고객 연락처 정보를 허위 연락처로 기재해 고객이 증권사로부터 증권계좌 개설 사실 및 관련 약관 등을 안내받지 못하도록 했다.

대구은행은 지난 2021년 8월 당시 '증권계좌 다수 개설 서비스'를 시행하면서, 계좌 개설 실적을 영업점 KPI 및 개인 실적에 확대 반영하는 등 실적달성을 부추겼다. 하지만 은행은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안조차 마련하지 않으면서 사건을 키웠다.

금감원은 잠정 조사를 통해 대구은행이 위법·부당 행위를 방지할 수 있는 △업무절차 △전산통제 △사후점검 기준 등이 미비한 점을 파악했다. 당국 조사에 앞서 대구은행은 영업점 및 본점을 자체 감사했지만 다수 직원이 사본서류를 이용한 사실과 신청서상 문제점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금감원은 관련 임직원을 대상으로 엄중 조치를 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사고 및 관련 내부통제 소홀에 책임이 있는 임직원들에 대해 관련 법규에 따라 엄중히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며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가 있는데도 금감원에 이를 지체 없이 보고하지 않은데 대해서도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최근 잇따른 지방은행의 금융사고와 관련해 지방금융지주의 자회사 내부통제 통할 기능 전반에 대해 별도 점검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헀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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