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해외사업에 힘을 기울이던 쌍용건설이 오랜만에 국내 정비사업 수주에 나섰다. 서울에서 대단지를 지을 수 있는 모아타운이라 결과가 주목된다.
시흥5동 모아타운 내 주택에 쌍용건설 홍보 현수막이 걸려 있다./사진=서동영 기자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쌍용건설은 시흥5동 가로주택정비사업 2개 구역에 잇달아 응찰했다. 지난 10일 919번지 일원, 지난 11일 923번지 일원이다. 두 구역 모두 쌍용건설이 유일하게 입찰제안서를 제출해 유찰됐다. 조만간 재입찰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쌍용건설이 정비사업 등 국내사업에 다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분석이다. 쌍용건설은 지난해말 글로벌세아에 인수된 이후 정비사업 실적이 없다. 해외사업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올해만 2억7661만 달러에 달하는 신규 계약에 성공했다.
해외 시장 진출의 성과가 나타남에 따라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화성 ASML 뉴캠퍼스 신축공사(8424억원), 평택 통복동 주상복합공사(2893억원) 등 국내에서도 잇달아 수주에 성공하고 있다.
더나아가 이번 시흥5동 가로주택정비사업 입찰을 통해 정비사업 확대는 물론이고 서울에 자사 아파트 브랜드 '더 플래티넘' 타운을 짓겠다는 전략이다.
시흥5동 가로주택정비사업은 919번지, 923번지 등 8개 모아주택 구역으로 이뤄진 모아타운 재개발사업이다.
모아타운은 서울시가 지난해부터 추진하는 주택정비사업의 하나다. 단독주택, 빌라 등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낡은 주거지를 모아주택 구역으로 개발하는데 2개 이상 모아주택 구역을 합치면 모아타운이 되는 방식이다.
시공사는 구역마다 각자 선정하지만 보통 하나의 건설사로 통일하고 있다. 같은 모아타운 내에서 저마다 다른 시공사를 선정하면 사업 진행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첫번째 구역만 따내면 나머지도 수주할 가능성이 크다. 코오롱글로벌의 번동 모아타운과 DL건설의 면목역 모아타운이 그 예다. 코오롱글로벌과 DL건설은 면목역과 번동에서 '하늘채'와 'e편한세상' 아파트 타운을 만들고자 한다.
시흥5동 모아타운의 경우 919번지가 가장 먼저 시공사 선정에 돌입했다. 비록 유찰됐지만 쌍용건설 홀로 입찰하면서 조합원들에게 수주에 '진심'이라는 좋은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다. 쌍용건설이 시흥5동 8개 구역을 전부 수주하면 2200여 가구 대단지를 짓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건설에서는 재입찰에서 타 건설사가 들어올 수 있기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