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창립 71주년을 맞은 한화그룹이 100년 기업을 준비하며 창업 초심을 되새기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김승연 한화 회장은 지난 9일 창립기념일에 '창업 시대의 야성'을 언급하며 생존에 대한 열망을 강조한 바 있다.
김 회장은 "시장은 미래를 향한 최적의 솔루션을 만들어가는 한화의 혁신을 어느 때보다 더 높은 기대와 신뢰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더 완벽하고 새로운 한화를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과거에 형성된 화학사 이미지에서 벗어나 태양광발전·수소 등 에너지, 방위산업, 우주·항공, 조선해운까지 섭렵하며 국내에서 가장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 취임 42년 김승연 회장...그룹 기틀 다지다
현재의 한화를 만든 장본인은 김승연 회장이다. 김 회장은 1981년 8월 만 29세의 나이로 회장에 취임해 42년째 그룹을 이끌고 있다.
김 회장은 특유의 통찰력으로 인수합병(M&A)에서 발군의 기량을 발휘했다. 취임 이듬해 한양화학과 한국다우케미칼을 인수하며 10대 그룹에 올랐고, 공격적인 M&A를 지속해 한화솔루션(한양화학·한국다우케미칼), 한화호텔&리조트(정아그룹), 한화갤러리아(한양유통) 등 간판 계열사들을 성공적으로 키워냈다.
2000년대 들어서 김 회장은 방산·화학·금융을 품에 넣었다. 2002년 한화생명(대한생명), 2012년 한화솔루션 큐셀부문(독일 큐셀), 2014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임팩트(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 등이 대표작이다.
가장 최근에는 한화오션(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며 육해공 토탈 패키지를 완성했다.
김 회장의 선굵은 경영은 한화를 수직상승시켰다. 취임 당시인 1981년 1조1000억원에 불과했던 연매출은 지난해 62조2784억 원으로 불어났고, 자산 총액은 7548억 원에서 95조4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그 사이 계열사는 19개에서 99개로 늘었다.
◇ 태양광·우주·조선 도전…종합 방산 기업의 길
한화그룹은 개척자 정신을 실행에 옮기는 기업으로 그 정체성을 써내려가고 있다.
우선 태양광발전 사업이 대표적이다. 한화는 태양광발전의 가능성을 시장이 의심할 때 호기롭게 도전해 현재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곳이 됐다. 한화솔루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북미 최대이자 세계 최대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인 '솔라허브'가 완공되면 세계 태양광발전 분야에 새로운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한화솔루션은 수년간 미국 상업용·주택용 태양광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한화그룹의 미래 우주사업 밸류체인./자료=한화그룹 홈페이지 캡처
우주 분야에서도 민간 기업 중 가장 앞서있다. 우주사업은 태양광발전과도 연계돼 향후 하나의 거대한 밸류체인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동관 부회장이 우주 사업의 컨트롤타워 격인 스페이스 허브 팀장을 맡은 일면만 봐도 그룹에서 우주사업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화그룹은 2021년 그룹 우주사업 협의체인 '스페이스허브'를 출범하고 장기 투자에 나선 상태다. 또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누리호 발사에 관한 '체계종합 기업'으로 선정되면서 2027년 누리호 6차 발사까지 발사체 제작과 운영을 총괄한다. 한화 우주사업 성패가 우리나라 우주역량과 직결되는 셈이다.
지난 5월에는 한화오션 인수를 통해 종합 해양기업으로의 도약을 새로 시작했다. 오래 전부터 김 회장이 꿈꿨던 '한국판 록히드 마틴'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면서 한화는 육해공·우주를 아우르는 종합 방산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됐다.
재계에서는 김 회장의 리더십이 건재한 가운데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으로의 경영 승계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부회장은 태양광, 우주, 조선해운 등 그룹의 굵직한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며 한화의 미래 새판짜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 특유의 승부사 기질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포가 김 부회장에게도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부회장은 지난 4월 개최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뉴비전 타운홀’ 행사에 참석해 "우리 모두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경제와 안보를 위한 대체 불가능한 한화그룹을 만들자"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