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김승희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자녀의 권력형 학교폭력 무마 의혹을 제기했다. 김 비서관의 초등학생 자녀가 후배를 폭행해 전치 9주의 상해를 입혔음에도 학교 측이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했다는 이유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 비서관 자녀의 학교폭력 사건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학교 측의 미흡한 조치와 가해자 측의 반성 없는 태도를 꼬집으며, 김 비서관 자녀 학폭 사건이 정순신 변호사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자녀 사건과 같은 권력형 학폭 무마 사건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일 경기도 교튝청에 대한 국정감사장에서 공개된 김영호 의원 제기 김승희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자녀 학폭 무마 의혹과 관련한 영상./사진=국회방송 화면 캡처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경기도교육청을 대상으로 한 질의에서 “부모의 권력이 있으면 학폭 가해자는 아무런 문제 없이 명문대를 가고 피해자는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못하고 트라우마에 시달린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라면서 ”권력형 학폭 무마 사건이 되지 않기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사건을 국감에서 공개한다"고 김 비서관 자녀의 학폭 사건을 밝혔다.
김 의원은 "경기도 모 초등학교에서 3학년 여학생이 2학년 여학생을 화장실 데리고 가 리코더와 주먹 등으로 머리와 얼굴, 눈, 팔 등을 때려 전치 9주의 상해를 입혔다"면서 "얼굴이 피투성이가 될 정도로 심각한 폭행에 가해학생은 출석정지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학폭 심의가 사건 발생 두 달이 넘어서야 개최됐다"면서 "피해자는 심의에 직접 참석해 가해자가 너무 무서워 같은 학교에 다니지 않기를 해달라고 했고, 피해자 어머니는 절대 용서할 수 없다며 전학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학폭에 대한 은폐, 축소 및 무대응이라고 본다며 강력한 조치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학교 측이 피해자의 강력한 요구에도 가해자에게 강제전학이 아닌 학급교체 처분만을 내렸고, 가해자 어머니는 자녀의 학폭을 ‘사랑의 매’로 비유하는 등 부적절한 처사를 보였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20일 국회 교육위 야당 간사인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기도 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승희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자녀의 학폭 무마 의혹을 제기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그러면서 김 의원은 학교 측이 소극적 대응에 나서는 이유가 가해자가 김승희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의 자녀이기 때문이라고 의심했다.
김 의원은 "학폭위의 심의 결과를 보면 총점 16점부터 강제 전학 처분인데 15점을 받아 딱 1점 차이로 가해 학생은 강제 전학을 면하게 됐다"면서 "이번 학폭위 판단에 대해 일부 사람들은 심사위원들의 강제 전학 조치가 부담스러워 점수를 조정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비서관 부인이 학교장의 긴급조치로 자녀의 출석이 정지되는 지난 7월 19일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윤 대통령과 김 비서관이 함께 찍은 사진으로 변경하는 등 학교 측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이유다.
김 의원은 "프로필을 올린 시점을 보면 다분히 의도가 있어 보인다"면서 "그날 진술서를 작성한 후 딸을 데리고 긴급하게 귀가 조치를 당해 굉장히 당황스럽고 경황이 없었을텐데 굳이 카카오톡 프로필에 왜 이 사진을 올렸을까"라며 김 비서관 부인이 사실상 압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의전비서관은 대통령의 국내외 일정과 동선을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라면서 “대통령 부부의 각종 국내외 행사를 밀착해서 보좌하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처신에 신중함을 기해야 하는데 부인은 남편의 사진으로 대통령 측근의 위세를 과시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태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질책했다.
더불어 "김 비서관은 가해자 부모로서 피해 학생과 가족들에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공인으로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사건이 발생한지 세 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피해자에게 사과 한 번 하지 않았다는 건 공인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비서관 자녀의 권력형 학폭 무마 의혹에 대해 “즉각 해당 비서관에 대한 공직기강 조사에 착수했다”면서 “대통령의 사우디, 카타르 순방 수행단에서 해당 비서관을 배제 조치했다”고 밝혔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