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한때 ‘국민주’ 명성을 떨쳤던 카카오의 주가가 각종 악재 속에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주가는 연일 신저가 행진을 이어가며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커져가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핵심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까지 불거지며 주가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카카오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2.18% 내린 3만8200원으로 첫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에도 주가는 하락세를 나타내며 장중 한때는 3만785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 기록을 새로 썼다.
이날 카카오의 주가 하락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소환으로 금감원에 출석한 데서 비롯됐다.
김 창업자는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인수 과정에서 에스엠 주가를 시세조종한 의혹에 대해 조사받기 위해 이날 오전 10시께 금감원에 출석했다.
김 창업자는 이날 취재진 앞에서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짧은 답변만 내놓았다.
이번 조사에서 특사경은 SM엔터 시세조종 의혹에 김 전 의장이 어디까지 개입했는지에 대해 집중 추궁할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는 경영진 3인이 올해 초 에스엠 인수 과정에서 에스엠 주가를 시세조종한 의혹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지난 19일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구속되기도 했다. 앞서 금감원 특사경은 배 대표와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이준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 등 카카오 임원진 3명에 대해 지난 13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구속영장을 신청한 바 있다.
법원은 이 가운데 배 대표에 대해서만 “증거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강 투자전략실장과 이 투자전략부문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했다.
이날 조사로 금융당국의 수사는 김 전 의장을 포함한 카카오 최고 경영진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카카오의 2인자 배 대표가 구속된 만큼 금융당국의 수사 칼끝이 김 창업자를 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윗선인 김 창업자가 시세 조종 관련 내용을 지시했거나 보고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투자자들은 카카오 주가의 끝모를 추락에 망연자실하고 있다. 경영진 사법 리스크가 불거진 상황속에서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의 주가가 4만원선도 무너지며 투심이 더욱 악화됐다”면서 “특히 금감원이 카카오에 자본시장법상 양벌규정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불안감이 더욱 커져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양벌규정은 법인의 대표자나 종업원 등이 업무 관련 위법행위를 할 경우 법인에도 형사책임을 묻는 조항이다. 만일 카카오 법인이 처벌을 받으면 은행 대주주 자격이 박탈되고, 카카오뱅크를 팔아야 한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의 핵심 계열사인 만큼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여겨진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