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폭스바겐그룹의 순수 전기차(BEV) 인도량이 크게 증가하는 등 그룹의 전동화 공세 전략의 성과가 드러나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전기차 플랫폼 개발에 힘쓰면서 2027년까지 전기차 11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23일 폭스바겐그룹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53만1500대의 순수 전기차(BEV)를 전 세계 고객에게 인도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수치다. 전체 인도량 중 BEV가 차지하는 비중은 7.9%로 전년 동기(6.1%) 대비 1.8%포인트 증가했다. BEV 점유율은 9.0%로 전년 6.8%에서 상승했다.
지역별로 보면 유럽은 지난해 대비 61% 증가한 34만1100대를 기록하며 그룹 전동화 전략의 주요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그룹의 BEV 인도량의 64%가 본거지인 유럽에서 이뤄졌다. 중국에서는 4% 증가한 11만7100대를 인도했고, 미국에서는 74% 늘어난 5만300대를 기록했다. 중국은 그룹의 BEV 인도량의 22%, 미국은 10%를 차지했다.
폭스바겐 2023년형 ID.4./사진=폭스바겐 제공
브랜드별로는 폭스바겐이 27만3000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이는 그룹 전체 BEV 인도량의 절반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어 아우디 12만3000대(점유율 23%), 스코다 5만4400대(점유율 10%), 세아트/쿠프라 3만2300 대(점유율 6%), 포르쉐 2만7900 대(점유율 5%), 폭스바겐 상용차 1만9600대(점유율 4%) 순이다.
폭스바겐그룹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Modular E-Antriebs Bauskasten)를 통해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다. MEB는 차급과 장르에 따라 휠베이스를 조절하고 대용량 배터리를 최적화해 탑재할 수 있다. 주요 부품을 모듈 형태로 제작해 차급, 차종에 따라 자유로운 조합이 가능해 해치백부터 세단, SUV, MPV 등 다양한 라인업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구축해 냈다.
PPE(Premium Platform Electric)는 그룹의 두 번째 전기 플랫폼이자 폭스바겐그룹의 프리미엄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다. 아우디와 포르쉐가 공동 개발한 PPE는 600km가 넘는 주행가능거리를 제공한다. 또 강력하고 효율적인 전기 구동계와 함께 800볼트 기술이 적용된 혁신적인 배터리 및 충전관리 기능을 갖췄다.
그룹은 2026년 MEB와 PPE를 통합한 차세대 플랫폼 SSP(Scalable Systems Platform) 구축 등 전동화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오는 2027년까지 2만5000유로(약 3560만 원) 이하의 콤팩트 모델부터 패밀리 세단에 이르기까지 총 11개의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4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3'에서 "폭스바겐그룹은 중기적으로 전기·전자 아키텍처(구조)가 통합된 미래의 단일 백본(근간이 되는 플랫폼) 'SSP'로 전환할 계획"이라며 "모든 브랜드와 세그먼트에 걸쳐 4000만 대 이상의 차량이 SSP를 기반으로 생산될 예정이기에 엄청난 표준화 및 확장 가능성이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루메 CEO는 "SSP는 MEB 대비 투자 및 연구개발(R&D) 비용이 약 30% 절감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대부분의 전기차 모델은 기존 동력계 모델과 동일한 마진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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