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이 최근 3개월(6~8월) 간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에 힘쓴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전 구간에서 올랐는데 신용점수가 높을수록 금리인상폭이 적었다.
24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공시에 따르면 5대 은행의 8월 현재 분할상환방식 주담대(만기 10년 이상 신규취급액 기준) 평균금리는 연 4.42%로 집계됐다. 6월 평균금리 연 4.45% 대비 0.03%포인트(p) 낮은 수치다.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이 최근 3개월(6~8월) 간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에 힘쓴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김상문 기자
신용점수별(KCB 기준)로 살펴보면 전 구간에서 금리가 인하됐는데, 1000~951점 연 4.41%, 950~901점 연 4.42%, 900~851점 연 4.44%로 각각 6월보다 0.02%p 인하됐다. 하지만 중저신용자로 분류되는 750~651점 금리는 연 4.50%로 금리 인하폭이 0.04%p에 달했고, 700~650점 구간은 6월보다 0.07%p 인하된 연 4.43%를 기록해 오히려 금리가 더 낮았다.
대출자의 원리금 상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점수별로 금리인하폭을 차등 배정한 것으로 보이지만, 한편으로 신용점수 관리에 힘쓴 고신용자 및 중고신용 대출자의 금리인하폭이 더 적다는 점에서 형평성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신용대출(신규취급액 기준) 금리는 정반대의 경향을 띠었다. 5대 은행의 8월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연 5.83%로 6월 연 5.72%보다 0.10%p 인상됐다.
신용점수별로 보면 고신용자인 1000~951점은 0.03%p 인상된 연 5.25%, 950~901점은 0.08%p 인상된 연 5.60%를 기록했다. 하지만 850~801점은 0.18%p 인상된 연 6.70%, 800~751점이 0.22%p 인상된 연 7.22%, 750~701점이 0.12%p 인상된 연 7.81%에 달했다.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인하해야 하는 가운데, '주택'이라는 안전자산을 담보로 하는 주담대를 타깃해 금리를 인하한 모습이다.
대신 금리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저신용자들에게는 금리를 인하해줬다. 650~601점이 0.11%p 인하된 연 8.94%, 600점 이하 구간이 최대치인 0.19%p 절감한 연 9.64%로 집계됐다.
'포용금융'을 설립 목적으로 두고 운영 중인 인터넷은행의 경우 고신용자에게 금리를 높인 반면, 중저신용자에게 금리를 대폭 인하해줬다.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8월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연 6.61%로 6월 연 6.81% 대비 약 0.20%p 인하됐다.
신용점수별로 보면 1000~951점은 0.29%p 인상된 연 6.34%, 950~901점은 0.27%p 인상된 연 6.62%로 집계됐다.
반면 900점 이하부터 금리인하폭이 크게 늘었다. 900~851점 금리는 0.20%p 인하된 연 6.60%에 불과해 950~901점보다 오히려 낮았다. 이어 850~801점은 0.35%p 인하된 6.95%, 800~751점은 0.26%p 줄어든 연 7.48%였다. 특히 700~651점과 600점 이하 구간에서 금리인하폭은 각각 0.44%p 0.88%p에 달했다.
금융당국이 상생금융을 강조하며 중저신용자 금리인하를 요구하는 가운데, 은행권은 연체율 등 건전성 관리에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건전성 우려도 커지는데 포용금융은 늘려야 하는 실정이다"면서 "상환여력이 부족한 중저신용자에게 대출을 늘리면 연체율이 늘 수밖에 없는데, (당국 요구대로) 건전성도 갖추라는 건 비현실적이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