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무력 충돌로 인해 향후 전망이 불투명했던 해외건설업계가 든든한 원군을 얻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으로 상반기에 이어 또 한 번 대규모 수주 및 투자협약이 진행된 가운데 올해 수주 목표치인 350억 달러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한-사우디 투자포럼'에 참석했다./사진=대통령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3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로부터 총 23억 달러(약 3조1000억 원) 규모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번 프로젝트 계약 서명식은 ‘한국·사우디 건설협력 50주년 기념 행사’ 일환으로 진행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등이 직접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기념식에서 “50억 달러 규모 아미랄 프로젝트를 포함해 올해에만 62억 달러 사우디 인프라 사업을 한국 기업이 새로 수주하게 됐다”며 “특히 오늘 이 자리에서 체결된 24억 달러 규모 자푸라 가스플랜트 프로젝트 계약을 통해 한국 기업의 기술력과 신뢰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와 상반기 기수주한 50억 달러 규모 아미랄 석유화학 프로젝트 패키지1·4를 포함해 사우디에서만 총 70억 달러가 넘는 수주액을 달성하게 됐다.
윤 대통령 순방에는 한국경제인협회 주도로 주요 기업들이 포함된 중동 경제사절단도 동행하고 있다. 경제사절단에 참여한 건설사들은 각자 경쟁력을 갖춘 분야 위주로 잇따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사우디와 경제협력에 나섰다.
DL이앤씨는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소형모듈원전(SMR)과 관련해 사우디 해수 담수청(SWCC)와 손을 잡았다. 양 측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담수화 플랜트에 SMR 적용을 위한 상호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DL이앤씨와 SWCC는 담수화 플랜트에 SMR을 활용하기 위한 최적의 솔루션을 함께 모색한다. 또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SMR을 활용하는 청정 수소·암모니아 생산 모델에 대한 연구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호반건설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호반그룹은 사우디 굴지의 EPC사인 알-오자이미 그룹과 협력하기로 했다. 업무협약을 통해 양사는 호반그룹 건설·제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우디 내 사업을 위해 상호 협력·지원한다.
주요 내용은 △사우디 내 초고압·고압·중저압 케이블 생산법인 공동투자 △초고압 케이블 공장 생산과 운영을 위한 기술 협력 및 지원 △사우디 메가 프로젝트 공동 투자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 △호반건설과 알-오자이미 그룹 사우디 주택건설 협력 등이다. 호반그룹 건설계열은 주택 건설에 협력하기로 했다.
코오롱글로벌은 강점을 지닌 수처리 분야에서 현지 기업인 마스코와 머리를 맞댄다. 양사는 이번 방문을 통해 사우디 국영수자원공사(NWC) 발주 프로젝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코오롱글로벌은 상하수도 시설 및 하수종말, 폐수종말 처리 등 수처리 관련 부문에서 국내 건설사 중 최고 수준 실적을 갖고 있다. 협약을 통해 향후 사우디 국영수자원공사 대규모 발주사업에서 마스코와 공동 참여 및 협력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해외건설협회가 사우디건설청과 건설협력 MOU를 맺는 등 이번 윤 대통령 순방기간 동안 국내 기업과 사우디 민·관 간 협력체계가 더욱 굳건해진 분위기다.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무력 충돌이라는 암초를 만났던 해외건설도 사우디 순방을 계기로 목표했던 350억 달러 수주 달성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진 모양새다. 지난달 30일 기준 해외건설 수주액은 235억3138만 달러로 동기 기준 지난 2015년(345만 달러) 이후 최대치다.
이번 순방에서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하고 나선 윤 대통령도 건설사를 포함한 기업들에게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와 기업은 원팀이다. 기업이 성장하고 시장을 개척하는 일을 정부가 지원하는 게 바로 경제 정책의 핵심”이라며 “우리 기업 수출과 수주에 도움되는 일이라면 뛰고 또 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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