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아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 최근 예금상품에서도 나타나면서 만기가 짧은 예금상품에 관심을 갖는 금융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단기 상품의 금리인상은 고객과 은행의 니즈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수신상품의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금리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아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 최근 예금상품에서도 나타나면서 만기가 짧은 예금상품에 관심을 갖는 금융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랜 기간 돈이 묶이는 장기 상품의 금리가 단기 상품보다 높은 것이 일반적이지만 최근 예금상품에서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고객과 은행의 니즈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은행들은 지난해 9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수신상품의 금리를 높여 자금을 조달했다. 당시 채권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은행들은 자금조달을 위해 수신금리를 경쟁적으로 높인 결과 주요 시중은행의 1년 정기예금의 금리는 연 4%를 넘어섰다.
최근 이들 상품의 만기가 돌아오고 있는데 은행들은 초단기 만기 상품에 대한 금리를 높여 1년 만기 상품에 집중됐던 자금을 분산시키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금융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 역시 장기보다는 단기로 자금을 운용하려는 추세다.
은행연합회가 이날 공시한 KB국민은행 'KB스타 정기예금'의 6개월 만기 최고금리는 연 4.08%로 12개월 만기 최고금리(연 4.05%)보다 0.03%포인트 높다. NH농협은행 'NH왈츠회전예금 II' 상품의 6개월 최고금리는 연 4.05%로 12개월 최고금리(3.95%) 0.1%포인트 차이가 난다.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은 6개월과 12개월 만기 최고금리가 연 4.05%로 동일하며,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도 6개월과 12개월 만기 최고금리 수준이 연 4.00%로 같다.
다만 만기가 짧은 예금상품의 금리 상승세가 고객입장에서 마냥 좋은 일이 아닐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은행권 자금조달비용지수는 정기 예·적금을 비롯해 양도성예금증서와 금융채 등 8개 수신상품 금리를 반영해 산출되는데, 예금금리 상승 이후에는 대출금리도 덩달아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대출금리 인상을 우려해 최근 은행권에 수신경쟁을 경계할 것을 재차 당부해왔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8일 금융시장 현안점검·소통 회의에서 "과도한 자금 확보 경쟁 방지를 위해 추진하는 규제 유연화 조치들이 금융회사의 자산‧외형확대 경쟁의 수단으로 활용되서는 안된다"며 "자금시장을 교란하는 이기적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