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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끝장토론하자" vs 野 "북한 지도자급 사상"… 이념논쟁 넘어 태도 지적까지

2023-10-26 16:51 | 유태경 기자 | jadeu0818@naver.com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의 정치적 편향성을 두고 김 위원장과 야당 간 치열한 공방이 재점화되며 퇴장 요구까지 나왔다. 여당 의원들은 김 위원장 입장을 두둔하며 이른바 '제 식구 감싸기'에 나섰다.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이 지난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6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서 김 위원장이 공무 수행 중 정치적 발언을 일삼는 문제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위원장이 지난 2월 16일 자유총연맹 행사에서 했던 발언에 대해 "한국노총, 민주노총, KBS, MBC, 신문사 전부 주체사상파라고 색안경 끼고 있는데 무슨 대화가 되겠나"라며 "노동 현장을 사회적 대화로 풀어야 되나, '쟤네들 주체사상파다, 대화 안 된다' 이렇게 접근하는데 어떻게 대화가 되냐"고 따져 물었다.

김 위원장은 "저는 다른 잘못된 말을 한 게 하나도 없고, 대한민국 정체성을 지키는 데 위기가 와 있기에 이런 부분을 척결하는 것이 우리 전 국민이 해야 될 일로 생각한다"며 "주체사상파가 한국노총 안에 들어와 북한에 보고하는 등 행위를 했던 사람들이 다 기소돼서 수사 중인 건 이미 언론에 다 보도됐는데, 경사노위 위원장으로서 무슨 말을 하면 안 되는 게 뭐가 있냐"고 반문했다. 

전 의원은 "북한 비판은 마음대로 많이 하시되, 사회적 대화를 하려면 적어도 공무상에는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면서 "극과 극은 통한다고, (김 위원장이) 거의 북한 지도자급 사상을 가지고 있다. 나랑 의견이 다르면 다 나쁜 놈이라고 생각하니까 저렇게 탄압하고 비윤리적으로 하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국정감사라고 일방적으로 몰아붙이지 말고 원한다면 끝장토론하자"며 "내가 북한에 대해 추종하고 맹종하는 것을 (반대하는) 이야기하는 게 왜 정치활동이냐"고 맞받았다.

김 위원장은 앞서 '대법원장이 잘못됐다, 대법원과 방송사도 정권 교체가 돼야 한다'는 등 삼권분립을 무력화하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는 잠깐의 침묵을 지키다 "확대해서 왜곡하지 말라"며 "아무리 국정감사장이지만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응수했다.

이 같은 김 위원장의 비협조적인 태도에 대해 야당 의원들은 비판을 이어갔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문수 위원장을 보면 윤석열 대통령이 '이념이 아닌 민생이다'라고 발언한 것과 완전히 배치된다"며 "환노위 증언이 아닌 정치적 이슈를 가지고 여기에 와서 자기 주장을 일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경사노위 위원장이라고 하는 김문수 증인의 이야기를 더 이상 들을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더 이상 논쟁하고 싶지도 않고, 저런 이야기 때문에 우리 환노위 풍토가 훼손되는 것에 대해 견디기 어렵다"며 박정 환노위원장에게 정식으로 김 위원장 퇴장을 요청했다.

같은 당 윤건영 의원은 "지난 경사노위 국감 종료 다음 날 김 위원장이 페이스북에 제가 질의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과 글을 하나 올렸는데, 문구가 '갑질만 줄인다면 국정감사도 박수 받을 텐데'라고 적혀 있다"며 "이렇게 비꼬듯이 하는 것은 국회에 대한 권위를 무시하는 것이고, 국회가 갖고 있는 국정감사에 대해서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엄중한 조치를 요구했다.

이수진 환노위 간사는 "경사노위 위원장으로서 공식 행사 공무로 참석한 자리에서 한 발언이 어떻게 전체 국민들에게 충분히 통용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하고 한 발언인지 매우 의심스럽다"며 "노동계로부터도 전혀 환영 못 받고, 오히려 노동계를 싸잡아서 비판을 하는 등 행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 노사관계가 한 발자국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간사는 "서로 생각이 다른 건 여야 간 논쟁하는 거고, 경사노위 위원장은 이 자리에 나와서 증인으로서 충실하게 답변해야 될 의무가 있는데 그러지 않고 있다"며 우 의원과 같이 김 위원장의 퇴장을 촉구했다. 

반면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은 "회의하는 과정에 답변하는 한 분에게 이지메식으로 '퇴장하라, 사퇴하라' 또는 그렇게 야유를 보내는 듯한 회의 진행 방식은 지양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념과 민생이 따로 분리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리고 그 이념에 관해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거나 입맛에 맞지 않고 듣기 싫은 내용을 얘기했다고 그렇게 일방적으로 주장을 하는 것은 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임이자 환노위 간사도 "경사노위 위원장님께서도 발언하실 때 조금 자제해 주시고, 야당 위원님들께서도 너무 자극적으로 이념적인 공격을 안 했으면 좋겠다"며 "팩트에 의거해 질문하는 건 좋지만 너무 그런 부분을 공격적으로 적극적으로 하면 위원장님도 사람인지라 아닌 건 아니라고 얘기하는 것뿐인데, 국민들 눈에 비칠 때는 서로 이념 논쟁으로만 비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정 환노위원장은 "윤건영 의원 말씀처럼 저렇게 국감을 받으시면서 (사진을) 찍어서 특정 위원에 대한 말씀을 하시면 그 자체는 특정 위원에 대한 것이 아니고 국회에 대한 보복이고 국민에 대한 저항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념이 아닌 정책에 관해 여러 질의를 하실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퇴장조치는 신중히 고려해 보겠지만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특히나 국감에서 이렇게 주고받을 때는 정부가 잘못한 것을 시인하는 경우도 있지만, 잘못하지 않았다고 답변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 과정들은 녹화중계 또는 국회방송을 통해 방송되기 때문에 국민이 판단하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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