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동국씨엠이 사명을 바꾸면서 수출에 어려움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성과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동국제강그룹이 인적분할에 나섰지만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씨엠의 6월 한 달간 수출액은 1118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월 평균 수출액인 1323억 원보다 15.5%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2분기 월 평균 수출액 1484억 원과 비교하면 24.7%가 줄어 감소 폭은 더 커진다.
동국제강그룹은 지난 6월 철강 부문을 열연 사업과 냉연 사업으로 전문화하는 인적분할을 마무리했다. 존속법인인 동국홀딩스는 그룹의 전략적 컨트롤타워로 장기적 관점의 성장동력 발굴 및 전략적 투자에 역량을 집중하고,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은 각각 열연 사업과 냉연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후 동국씨엠은 동국제강으로부터 인적분할한 뒤 첫 성적표를 내놨지만 글로벌 확장에 나서겠다는 목표와 달리 해외 판매는 감소했다. 업계 내에서는 이러한 수출 감소 이유로 사명 변경을 꼽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해외에서 ‘DONGKUK STEEL MILL’이라는 사명으로 판매했지만 현재는 ‘DONGKUK COATED METAL’이라는 사명으로 판매하면서 고객사들의 혼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같은 회사의 제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 판매도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 수출에서도 사명 변경에 따른 애로 사항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2018년부터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한국산 철강에 대해 25%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 제재 조치를 실시했다. 대신 2015년부터 2017년까지의 수출량의 70%를 쿼터를 설정하고 이들 물량에 대해서는 무관세로 수출하기로 합의했다. 현재도 품목별업체별 수출량에 따라 쿼터 내에서 무관세로 수출하고 있다.
그러나 동국씨엠은 기존에 동국제강이라는 사명으로 수출 쿼터를 받았는데 사명을 바꾸면서 아직 쿼터 승계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관세를 예치금 형식으로 미리 내고 이를 나중에 돌려받는 방식으로 현재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실적 악화까지 겪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원래는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는 물량인데 관세를 미리 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실적에도 타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수출 감소가 현실화되면서 동국씨엠은 사명 변경을 알리기 위한 글로벌 마케팅 활동에 나서고 있다.
동국씨엠은 멕시코에서 열린 ‘2023 멕시코 건축 박람회’에 참여해 프리미엄 건축자재인 럭스틸 등 주요 제품을 알렸다. 동국씨엠은 멕시코에 보유하고 있는 2개의 코일센터를 거점으로 중남미 시장에서 판매를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동국씨엠 관계자는 "쿼터 승계가 이뤄지면 예치금은 돌려받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지만 단기적 실적 악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라며 "공급 과잉인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을 개척해 판매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2030년까지 미주, 유럽, 대양주에도 거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