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화물사업부 분리 매각을 승인함에 따라 대한항공과의 합병 절차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에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문 분리 매각, EU 4개 중복노선에 대한 국내 타 항공사 진입 지원 등의 내용이 담긴 시정조치 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은 2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화물사업 부문 매각에 동의하는 안건을 처리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30일 이사회를 열어 해당 안건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회의를 정회한 바 있다.
이날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는 '일신상의 사유'로 사의를 표명한 사내이사 진광호 아시아나항공 안전·보안실장(전무)를 제외한 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4명 등 총 5명이 참석했다. 참석자 5명 가운데 찬성 3명, 기권 1명, 불참 1명으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분리 매각' 안건은 가결 처리됐다.
유일한 사내이사인 원유석 대표와 사외이사 2명이 화물사업 매각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 입장을 고수하던 사외이사 강혜련 명예교수는 가결에 무게가 실리자 중도 퇴장, 의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개조 화물기를 여객기로 복원하고 있다./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과 EU 4개 도시(파리·프랑크푸르트·로마· 바르셀로나)의 항공기 도착 편수(슬롯) 이관 방안을 포함한 시정조치안 제출을 결의했다.
EU 집행위는 그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결합에 따른 '유럽 노선 경쟁 제한'을 우려해 왔다. EU 집행위가 문제 삼았던 '유럽 화물 노선에서의 경쟁 제한 우려'가 해소된 만큼 양사의 기업결합 절차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양사 이사회 승인에 따라 유럽 경쟁 당국에 시정조치 안을 제출하게 됐다. 남은 기업결합심사 과정에 긍정적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유럽 경쟁 당국의 이번 최종 시정조치안 제출을 기점으로 빠른 시일 내에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남아 있는 경쟁당국(미국·일본)의 기업결합 심사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고용승계 및 유지를 조건으로 화물사업부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상 직원에 대해 충분한 이해와 협력을 구하고, 원활한 합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현실적인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EU 경쟁 당국에 시정조치안 제출을 완료하고 늦어도 내년 1월 말까지 심사 승인을 받는다는 목표다. 또 미국 경쟁당국은 DOJ와 시정조치 방안 협의를 통한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의 경우 내년 초 심사 종결을 목표로 정식 신고서를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