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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몰리는 주택연금…'은행권 유치전'

2023-11-04 09:44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최근 '주택연금' 가입조건을 완화하면서 은퇴를 앞둔 시니어 고객층이 연금 가입에 몰리고 있다. 국민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에 몰려 있고 노후 준비도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주택연금이 국민연금을 뒤이을 '제2의 연금'으로 떠오를 조짐이다. 가입자 확대에 발맞춰 은행권에서도 주금공과 협약을 맺고 주택연금 가입접수에 나서고 있다.

4일 금융권과 주금공 등에 따르면 주택연금 가입자가 최근 급증하면서 은행권에서도 본격적으로 주택연금 가입신청을 받고 있다. 우선 신한은행이 지난 2일 시중은행 중 최초로 주금공과 주택연금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와 신한은행은 지난 2일 '고령층 및 중장년층의 노후생활 안정을 위한 주택연금 활성화 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최준우 주택금융공사 사장(사진 오른쪽),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협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주택금융공사 제공



양 기관은 업무협약을 통해 향후 △주택연금 상품 온·오프라인 홍보 △신한은행 지점 주택연금 상담 프로세스 구축 △노후대비 컨설팅 세미나 운영 등 공동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는데, 상담업무는 지난 3일부터 영업점에서 본격 개시했다. 

이에 상담창구 수는 기존 주금공의 28개 지사에 신한은행 567개 지점이 더해져 총 595곳으로 늘었다. 신한은행에 이어 하나은행도 오는 16일 주금공과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인 만큼, 상담창구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주택연금은 만 55세 이상 주택소유자 및 배우자가 공시가 12억원 이하의 주택(△일반주택 △노인복지주택 △주거용 오피스텔)을 담보로 제공하고, 금융기관 대출로 매달 일정 금액을 평생 연금처럼 수령하는 국가 보증 금융상품이다. 수령자가 사망하면 남는 집값은 상속인에게 지급된다. 

최근 장기화되는 고금리 여파로 부동산가격 상승 기대감이 한풀 꺾이면서 주택연금 가입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연금 수령액이 가입 당시 평가한 주택가격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향후 집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본다면 일찍 가입하는 게 유리한 까닭이다.

국회 교통위원회 소속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실이 주금공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주택연금 신규 가입 건수는 1만 723건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 2021년 동기 7546건에 견주면 약 42% 급증했다.

연금지급액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연금 지급액은 1조 7448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지난해에는 1조 382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주금공이 지난 12일 신규 신청자부터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는 주택 공시가격 기준을 9억원 이하에서 12억원 이하로 상향 조정하면서, 일주일 동안 공시가 9억원 초과 12억원 이하 주택의 주택연금 신청 건수는 87건(신청액 약 2689억원)에 달했다.

실제 연금수령액은 꽤 쏠쏠한 편이다. 주금공이 공시가 9억원 규모의 주택을 연금(종신지급방식, 정액형, 일반주택, 10월12일 기준)으로 수령할 경우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55세 136만원 △60세 184만원 △70세 270만원 △80세 397만원 △90세 598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12억원의 경우 △55세 181만원 △60세 245만원 △70세 331만원 △80세 397만원 △90세 598만원 등이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지난 8월 말 기준 이용자들의 평균 주택가격은 3억 7300만원으로, 주택규모는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85㎡이하가 80.8%에 달했다. 수령자 평균연령은 약 72.0세였으며, 월평균 119만 3000원을 수령했다. 

최준우 주금공 사장은 "지난 10월 주택연금 가입대상 주택공시가격 상향 등을 통해 더 많은 분이 주택연금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며 "앞으로도 보다 많은 분들이 편리하게 주택연금을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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