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정부가 공매도를 전면 중단키로 결정하면서 6일 코스닥 시장에 사이드카(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 효력정지)가 3년 5개월 만에 발동되는 등 들썩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증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정부가 공매도를 전면 중단키로 결정하면서 증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금융위원회는 지난 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공매도 제도’ 관련 브리핑을 열고 다음 날인 6일부터 내년 6월 말까지 8개월 동안 전체 상장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공매도란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 갖고 있지 않은 주식을 빌려서 팔았다가 주가가 내려가면 싸게 사서 갚아 이익을 내는 투자 기법이다.
공매도는 외국인(74%)과 기관(24%)이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그동안 외국인들과 기관의 공매도가 주식 시장의 하락을 부추긴다고 원성을 쏟아내 왔다. 특히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불법 공매도가 적발되면서 폐지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금융당국이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처음 공매도 금지 조치에 나선 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였다. 이어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20년 코로나19 위기 당시 공매도가 한시적으로 금지된 바 있다.
정부의 이번 공매도 전격 금지 조치에 시장은 환호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일제히 급등했다. 특히 공매도 잔고가 많은 이차전지 종목들이 일제히 급등세를 보이면서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1.46포인트(1.33%) 오른 2399.80으로 개장한 뒤 상승폭을 키우며 오전 11시 20분 기준 3.93% 오른 2461.36에 머물고 있다. 지수가 2400선을 회복한 것은 12거래일 만이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2.44포인트(1.59%) 상승한 794.49에 거래를 시작해 오름폭을 확대 중이다. 같은 시간 5.93% 폭등한 828.45를 나타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도 당국의 이번 조치가 개인 투자자들의 바람처럼 주가 상승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공매도 기간 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증권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업종이나 개별 종목 단에서는 이번주부터 공매도 금지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차전지, 바이오와 같은 성장주, 면세, 여행, 유통 등 중국 소비테마주들이 공매도 잔고 금액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 업종을 중심으로 수급상 단기적인 주가 모멘텀이 형성될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지수 외에 개별 종목 측면에선 공매도 금지에 따른 쇼트커버링을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지금까지 특정 이슈로 공매도 잔고가 많이 쌓였던 종목들이 단기적으로 가장 빠르게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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