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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은행 이익, 삼전·LG전자·현차 영업익보다 많아"

2023-11-06 12:45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은행의 종노릇" "갑질" "독과점" 등의 표현으로 은행 때리기에 나선 가운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은행의 3분기 이자수익 규모가 국내 굴지 대기업들의 영업이익을 합친 것보다 많다며 비판 공세에 나섰다.

이 원장은 6일 서울 서대문구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열린 회계법인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올해 (은행권의) 이자이익이 60조 수준으로 역대 최고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3분기 영업이익을 비교해 보자면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를 다 합친 것보다도 은행권의 영업이익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의 3분기 이자수익 규모가 국내 굴지 대기업들의 영업이익을 합친 것보다 많다며 은행권을 비판하고 나섰다./사진=류준현 기자



그러면서 그는 "우리 은행들이 여러 노력은 해온 건 알겠지만 과연 반도체와 자동차만큼 은행이 어떤 혁신을 했길래 60조의 이자이익을 거둘 수 있는 건지"라며 질타했다. 

이어 "국민들이 은행에 갖는 어떤 불만 내지 비난을 자본주의 시스템을 잘 이해 못 하고 뭘 몰라서 하는 거라는 그런 식의 시각을 가진 분들도 꽤 있는 걸로 안다"면서도 "왜 이런 문제 제기가 있는지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일단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천문학적 이자수익을 거두는 동시에 비용절감의 일환으로 갈수록 줄어드는 오프라인 점포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 원장은 "2020년 이후에 한 600개 정도 가까운 은행 점포들이 사라졌다"며 "금융 소외계층의 접근성을 점차적으로 제고하는 노력이 필요하겠다고 말씀을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 동안 예를 들어 국민은행에서는 60개가 넘는 점포를 또 폐쇄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통령의 지적으로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을 비롯 일부 은행들이 지난주 급하게 상생금융안을 내놓은 가운데, 이 원장은 당장 당국 차원의 특별한 방침이 없다면서도 소비자에게 금리상승에 따른 피해가 전가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가계대출이건 기업대출을 쉽사리 짧은 시간에 줄이기 어려운 환경에서 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익을 은행이 온전히 받을 수밖에 없다"며 "변동금리 베이스로 돼 있기 때문에 그로 인한 고통을 국민들 내지는 특히나 가계 소상공인이 온전히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가계 및 민간 소비가 견고한 이유로 고정금리 대출이 주력이라는 점을 제시했다. 미국은 소비자들이 고정비용만 부담하면 돼 소비를 조절할 수 있는 반면, 은행들은 금리 변동에 따른 충격을 홀로 받는 까닭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변동금리 대출이 주력인 탓에 소비자들이 금리리스크를 떠안고 있다는 게 이 원장의 시각이다. 

이 원장은 "(우리나라는) 금리 변동으로 인한 충격은 온전히 위험 관리를 할 수 없는 어떤 개인들이 지금 받아야 되는 구조"라며 "전문적인 리스크 관리 능력이라든가 시장 분석 능력이 있는 은행들은 그 리스크를 전부 다 지금 소비자들한테 전가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의 의견을 들어서 정부 당국이 갖고 있는 고민이 그렇게 일방적으로 매도돼야 되는 건지에 대해서 은행권도 같이 고민해주셨으면 한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상생금융이라든가 이런 것들에 대해서 정부 당국 내에 방침이 정해진 건 없다"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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