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던 전기차 시장이 올해 들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반면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는 고공 행진하며 친환경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늘고 있다. 완성차업계는 전기차 투자 속도를 조절하는 동시에 앞다퉈 하이브리드 신차를 내놓으며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카이즈유데이터 연구소의 '3분기 누적 신차등록 현황'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전기차는 11만7611대 판매돼 전년 동기(11만9841대) 대비 1.9% 하락했다. 지난해보다 신모델이 더 늘었지만 판매량은 오히려 감소했다.
비싼 차량 가격과 보조금 축소 추세, 자동차세 개편으로 인한 증세 가능성 등이 전기차 시장 둔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또 충전기 인프라 부족 문제, 최근의 전기차 화재와 급발진을 주장하는 사고 등도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망설이는 이유가 되고 있다.
전기차 수요가 주춤한 가운데 내연기관과 전기 모터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차'가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8월 하이브리드의 국내 신규 등록 대수는 23만3379대로 전년 동기(16만9892대) 대비 37.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규 등록 대수 10만1437대, 전년 대비 성장률 4.5%를 기록한 전기차보다 8배 이상 높은 수치다.
전체 친환경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늘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8월 친환경차 시장 점유율은 67.4%로 전년 동기(60.1%)와 비교해 7.3%포인트 증가했다.
하이브드차 수요 강세 현상은 점점 강해지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1~9월 하이브리드차는 22만3872대가 판매됐다. 전년 동기(15만8158) 대비 41.5%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팔린 연간 누적 판매량(21만1304대)도 이미 넘어섰다. 같은 기간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11만9841대) 대비 1.9%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전기차의 정숙성과 내연기관 차의 주행감을 동시에 즐기면서도 친환경차의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연비도 우수한 점이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 차를 선호하는 이유로 분석된다.
완성차업계는 앞다퉈 하이브리드 신차를 내놓고 있다. 전기차 시장 방향을 주시하면서 전기차 투자를 속도를 줄이고, 수요가 높은 하이브리드 차 투자를 늘리는 모양새다. 최근 현대차는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출고했으며, 기아는 대표 미니밴인 카니발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추가해 연말에 출시할 예정이다.
하이브리드 수요 강세에 한국토요타자동차(토요타와 렉서스 2개 브랜드)의 국내 판매량은 1년 만에 2배 이상 늘었다. 실제로 토요타·렉서스는 지난해 총 1만3851대를 판매했는데, 올해의 경우 이미 지난 8월에 지난해 총량을 뛰어넘는 1만4462대가 팔렸다. 9월까지의 누적 판매량은 토요타 브랜드가 6045대를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24.1%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렉서스의 판매량은 104.1% 증가한 1만45대였다.
토요타코리아는 '모두를 위한 전동화'라는 전략 아래 RAV4 PHEV, 크라운 크로스오버, 하이랜더 및 알파드까지 4종의 하이브리드 신차를 선보였다. 렉서스 브랜드도 하이브리드 RX와 전기차 RZ 모델을 새롭게 선보였다. 토요타는 4분기 중 프리우스 5세대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해 국내 하이브리드 수요를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