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이어 서울과 지방을 가리지 않는 메가시티 조성, 공매도 한시적 금지 등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국민·지역을 화두로 삼은 정책 어젠다를 최근 잇달아 제시하면서 총선 이슈 몰이를 하고 있다.
집권여당의 아이디어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부 중앙부처의 관련 정책 드라이브에 힘입어, 내년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모양새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정책 추진'이라는 메시지를 지도부 뒷 배경에 걸고 온 국민에게 어필하기도 했다.
당정이 합심해서 정책별 긴밀 협업이 수월한 강점을 내세워 이슈를 선점해 정국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
당정은 이번 현안 정책들과 관련해 후속조치를 충실히 이행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필수의료 혁신 태스크포스(TF)를 6일 출범시키면서, TF 이름 앞에 '지역'을 붙였다. TF위원장을 맡은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의대 블랙홀 현상 속에서 국민이 필요로 하는 의사가 부족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겠다"고 서슴없이 밝힐 정도다.
향후 여당은 지역별 의대 증원 수요 파악이 완료되는대로 보다 현실에 맞고 정밀한 정원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11월 6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동탄역에서 내년 3월 개통을 앞둔 GTX A노선 현장을 점검하는 한편, GTX 열차 안에서 수도권 지역 주민·전문가·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와 함께 '광역교통 국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은 윤 대통령이 지역 주민의 말을 경청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경기 김포의 서울 편입을 비롯해 비수도권 지역까지 포괄할 '메가시티 프로젝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6일 국민의힘은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와 관련해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회' 구성을 확정했는데, 이 자리에서 김기현 당대표는 "비수도권에서도 주민들이 뜻을 모아 메가시티를 키우겠다는 의지를 표명해 오면, 주민 뜻을 존중해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뉴시티 프로젝트가 국토 균형발전은 물론 주민편익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수도권-비수도권을 가리지 않고 이번 메가시티 이슈를 전국적으로 확대해 적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지역 개발 및 대도시 권역 확장을 통해 총선 표심을 전국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수로도 읽힌다.
정부 산하 금융위원회가 지난 주말에 전격적으로 발표한 공매도 한시적 금지 또한 내년 6월이라고 못 박음으로써 증시에 뛰어든 1400만명 개미들에게 여당 프리미엄을 어필하고 있다.
이번 공매도 금지에 이어 금융분야 다음 정책으로는 서민들의 고금리 부담 완화가 꼽힌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소상공인은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친다"며 시중 은행들을 강도 높게 비판했기 때문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또한 최근 "은행들이 어떤 혁신을 했기에 삼성전자·현대차·LG전자를 합친 것보다 많은 60조원 이익을 내는지 의문"이라고 금융권을 직접 겨냥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당내에서는 다음 경제 어젠다로 세금 정책이 거론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앞으로 몇달간 자영업자들 소득세 및 기업 법인세를 줄이겠다고 나설지, 선진국들 사이 폐지 열풍이 불고 있는 상속세까지 감세하겠다고 선언할지 주목된다.
당장 환경부는 7일 식당, 카페 등 식품접객업과 집단급식소에서 일회용 종이컵 사용 금지 조처를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이뿐 아니다. 식품접객업 등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와 젓는 막대 사용 금지 조처에 대해선 계도기간을 사실상 무기한 연장했다.
이 두 조처는 문재인 전 정권에서 시작해 지난해 11월 시행된 일회용품 추가 규제 중 일부다. 앞으로 계도기간을 무기한 연장하게 되면, 최대 300만원 이하인 과태료 부과가 이뤄지지 않게 된다.
임상준 환경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원가 상승과 고물가, 고금리, 어려운 경제 상황에 고통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규제로 또 하나 짐을 지우는 것은 정부의 도리가 아니다"라며 "종이컵을 규제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전 정권의 실정에 직격탄을 날렸다.
윤 대통령 또한 6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역을 찾아 GTX 조기 개통을 통한 수도권 출퇴근 시간 절감 효과를 밝히면서 "서민 주머니 안정"을 첫 손으로 꼽았다.
윤석열 정부와 여당의 '민생 행보'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에게 실효적이며 긍정적인 효과를 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