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T 위즈의 ‘마법 같은 여정’이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첫 판에서도 이어졌다. 문상철의 9회 극적인 결승타로 LG 트윈스를 울리고 우승 확률 74.4%를 잡았다.
KT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1차전에서 LG를 3-2로 꺾었다. 문상철이 9회초 LG 마무리투수 고우석을 무너뜨린 결승 2루타를 때리고, 손동현과 박영현이 경기 후반 3이닝을 퍼펙트로 막아 승리를 낚았다.
9회초 LG 고우석을 상대로 결승 2루타를 때린 문상철. /사진=KT 위즈 홈페이지
이전 40차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을 이긴 팀(1982년 1차전은 무승부)이 우승을 차지한 확률이 74.4%(39번 중 29번)나 된다.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치고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KT는 기선제압을 하면서 우승 확률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정규시즌 우승팀 LG는 막판 고비를 넘지 못하고 1차전을 패해 29년만의 한국시리즈 정상 도전의 길이 험난해졌다.
양 팀 선발투수의 맞대결에서는 승부가 갈리지 않았다. LG 켈리와 KT 고영표가 선발 맞대결을 했는데, 켈리가 다소 우세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둘이 팽팽하게 맞섰다. 켈리가 6⅓이닝 4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 고영표가 6이닝 7피안타 3탈삼진 2실점으로 잘 어우러졌다.
1회부터 두 팀이 점수를 주고받아 초반에는 타격전이 될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KT의 1회초 공격, 선두타자 김상수가 중전안타를 치고나가 곧바로 2루를 훔쳤다. 이때 LG 포수 박동원의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김상수는 3루까지 갔다. 다음 타자 황재균의 유격수 땅볼 때 김상수가 홈인해 간단히 선취점을 냈다.
1회말 LG가 곧바로 반격했다. 1사 후 박해민, 김현수의 연속 안타로 잡은 1사 1, 3루에서 오스틴이 2루수 쪽 병살타성 땅볼을 쳤다. 여기서 KT 2루수 박경수가 실책을 범했고, 그 사이 3루주자 박해민이 홈을 밟아 동점이 됐다. 이어 오지환의 우전 적시타가 터져 2-1로 역전했다.
2회초에는 묘한 상황이 나오며 KT가 찬스를 놓쳤다. 선두타자 장성우가 LG 3루수 문보경의 실책으로 출루하고 배정대의 안타가 뒤를 받쳐 무사 1, 2루가 됐다. 후속 타자 문상철은 보내기번트를 시도했는데 포수 바로 앞에 떨어졌다. 포수 박동원이 재빨리 3루로 던졌고, 3루를 거쳐 1루로 연결되는 병살 플레이를 성공시켰다. 이 때 1루 주자였던 배정대가 2루를 돌아 3루까지 노리다 송구에 걸려 아웃되면서 트리플 플레이가 돼 그대로 이닝이 끝났다.
KT는 2회초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4회초 기어이 동점 점수를 뽑아냈다. 황재균, 알포드의 연속 볼넷으로 엮어진 1사 1, 2루에서 장성우의 우중간 적시타로 2-2를 만들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 때 LG의 홈 송구 실책이 나오자 알포드가 다소 무리해서 홈까지 노리다 태그아웃돼 흐름이 끊겼다.
LG는 초반 실책이 많이 나왔지만 좋은 수비도 잇따랐다. 6회초 KT 황재균의 2루쪽 안타성 타구를 2루수 신민재가 기가 막힌 호수비로 글러브에 담아 노스텝 송구로 아웃시켰고, 알포드의 좌측 담장 앞까지 날아가는 큼지막한 타구는 좌익수 문성주가 끝까지 쫓아가 플라이볼 처리했다. 7회초 2사 1, 2루에서 대타 김민혁의 우전안타가 나왔을 때는 우익수 홍창기의 정확한 홈 송구로 2루주자 장성우를 홈에서 태그아웃 시켜 실점을 막았다.
선발 투수들이 2-2 동점 상황에서 물러난 후 두 팀은 불펜 싸움을 벌였다.
7, 8회 2이닝을 퍼펙트로 막고 승리를 KT의 승리를 이끈 손동현. /사진=KT 위즈 홈페이지
7회말 KT의 두번째 투수로 등판한 손동현이 역투를 했다. 플레이오프 MVP에 빛났던 손동현은 7, 8회 2이닝을 삼진 2개를 곁들여 퍼펙트로 틀어막았다. LG도 켈리에 이어 등판한 이정용(⅔이닝)과 함덕주(1이닝)가 무실점 계투해 8회까지 2-2 팽팽한 동점이 유지됐다.
LG가 9회초 4번째 투수로 고우석을 마운드에 올렸는데, KT가 고우석을 공략했다. 2아웃이 된 다음 배정대가 9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 출루하며 고우석을 흔들었다. 이어 문상철이 타석에 들어섰다. 2회초 번트 실패로 삼중살을 불렀던 문상철이 고우석의 6구째 몸쪽 변화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 상단 맞고 떨어지는 2루타를 작렬시켰다. 배정대는 가뿐하게 홈을 밟아 귀중한 득점을 올렸다.
3-2로 막판 리드를 잡자 KT는 9회말 박영현을 마무리로 투입했다. 박영현은 3자범퇴로 간단히 이닝을 순삭시키며 그대로 승리를 지켜냈다. LG 타선은 6회부터 9회까지 4이닝 동안 철저히 침묵한데다 믿었던 고우석이 9회 결승점을 내줘 속쓰린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