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 결정일이 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재계는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마지막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부산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으로 최일선에서 유치전을 펼치는 가운데 삼성, SK, 현대, LG 등 재계 주요 그룹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부산엑스포 유치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8일 재계에 따르면 2030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는 그동안 132개 BIE 회원국을 상대로 유치 활동을 전개해 왔다. 재계 주요 4개 그룹은 각각 삼성 31개, SK 24개, 현대차 20개, LG 10개 등 여러 국가를 전담해 활발한 유치활동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가 프랑스 파리 중심부에 위치한 오페라 극장 '오페라 가르니에'에 설치한 '2030 부산세계박람회' 대형 옥외광고./사진=삼성뉴스룸 캡처
삼성그룹은 유럽을 필두로 여러 담당 국가에서 홍보 활동을 펼쳐왔다. 지난 1월 스위스에서 개최된 다보스포럼 옥외광고를 시작으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콩그레스 옥외광고 등 거의 매 달 홍보활동을 해왔다.
특히 지난 9월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중동 3개국(이스라엘, 이집트, 사우디) 출장길에 올라 현지 지도자들을 상대로 지지를 당부했고, 지난 2월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가 독일 정부 관계자들을 만났고, 10월에는 박승희 삼성전자 CR사장이 아프리카 국가들을 상대로 지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파리에 입국하는 길목인 샤를드골 국제공항 2E 터미널 입국장에서 14개의 광고판을 설치했다. 샤를드골 공항은 대한항공, 델타, 에어프랑스 등 주요 항공편이 이용하는 위치인데요. 삼성전자는 오는 28일 BIE 제 173회 총회 때까지 파리에서 부산엑스포를 적극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용하는 SK그룹 업무용 항공기 에어버스 A319기에 부산엑스포를 홍보하는 대형 문구가 도색돼 있다./사진=SK 제공
SK그룹은 총수인 최태원 회장이 부산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으로 있는 만큼 가장 적극적으로 엑스포 유치에 힘써왔다. 최 회장은 올 한해 부산엑스포를 위해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한 해를 불살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 최 회장이 방문해 지지를 요청했고, 파리에서 BIE 대사 10여명을 초대해 대면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2월 들어 윤석열 대통령 특사로 스페인·포르투갈·덴마크 총리와 회동했으며, 4월 BIE 실사단 방한에 맞춰 환영식을 여는가 하면 6월에는 BIE 총회에 참석해 BIE 리더들과 대화했다.
이후에도 최 회장은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 세계 각국을 직접 방문해 엑스포 유치에 한 표라도 보태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현대차가 제작한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아트카가 프랑스 파리 개선문 앞에 선 모습./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은 자동차회사인 만큼 차량지원으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 부산엑스포 홍보 랩핑이 된 G80·GV70 등 전기차 58대를 행사 운영 차량으로 지원했으며, 4월 방한한 BIE 실사단이 지난 4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G80 전기차 등을 의전 차량으로 지원했다.
6월에는 인도 뉴델리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에 맞춰 아이오닉 5에 광안대교와 갈매기 등 부산의 주요 상징물과 'BUSAN is Ready'라는 슬로건을 독창적 그라피티 디자인으로 랩핑한 차량을 제공했다.
9월에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개최된 아세안 정상회의 기간 아트카 23대를 선보이며 부산엑스포를 알렸다.
10월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부산엑스포 심포지엄에 직접 나섰으며, 이달 들어 파리 BIE본부 일대에 대규모 옥외광고를 설치했다.
LG 엑스포 버스가 영국 런던의 대표적 랜드마크인 런던아이 인근을 지나고 있다./사진=LG 제공
LG그룹은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을 활용하는 한편 유럽 현지 홍보에 주력해왔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지지를 요청했고, 지난 3월 조주완 LG전자 대표도 브라질과 칠레를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
현지 광고 활동도 LG의 특색 중 하나다. 올 한 해 동안 부산역 대합실 광고, 광화문 부산엑스포 홍보관 오픈 등 국내 활동은 물론 영국에서 엑스포 홍보 문구를 담은 버스 210대를 운영했으며, 프랑스 파리 국제공항 6개 대형광고, 벨기에 브뤼셀 중앙역 옥외광고, 프랑스 유통채널 프낙 매장 옥외광고 등을 설치했다.
유럽 현지에 깊숙히 파고들어 인파가 몰리는 주요 거점과 이동수단인 버스 등을 홍보에 활용해 부산엑스포 인지도를 높이는 데 역할을 했다.
LG는 파리에서 투표일까지 무려 2030대의 '부산엑스포 버스'를 운영하며 마지막 유치전을 펼칠 예정이다.
한편, 주요 그룹들이 올 한 해 시작과 함께 개최지 결정 투표일까지 적극적으로 유치전에 나서면서 부산의 유치 가능성은 다소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034 월드컵 개최지로 사우디아라비아가 유력하고, 중동의 최근 정세가 불안정한 것 또한 부산 개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그룹들의 적극적인 유치활동이 부산 엑스포 유치에 큰 힘이 되고 있다"며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도 삼성 등 대기업이 나서 유치에 성공한 것처럼 이번에도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