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주식투자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 규모가 올해 들어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공매도 전면금지’ 이후 급증하는 등 주식시장의 각종 지표들이 혼란스럽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개인들은 ‘주식 vs 채권’이라는 틀 안에서 자금운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주식투자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 규모가 올해 들어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공매도 전면금지’ 이후 급증하는 등 주식시장의 각종 지표들이 혼란스럽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공매도 전면금지 조치 이후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모습이다. 이를 잘 알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는 투자자예탁금 추이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에 맡긴 자금을 뜻한다. 통상 주식 매수를 위한 대기성 자금으로 통용된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47조429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전 거래일인 지난 3일 대비 44조6820억원보다 6.1% 급증한 것이다. 지난 3일까지만 해도 예탁금은 45조원 아래로 떨어지며 연저점 수준을 맴돌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갑자기 늘어난 데에는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공매도 전면금지 조치가 나왔기 때문이다.
공매도 청산을 위해 주식을 매수하는 ‘숏커버링’에 의해 강력한 매수세가 유입되자 투자자예탁금도 단기 급등세를 나타냈다. 공매도 전면금지 첫날인 지난 6일은 거래대금 측면에서도 이전 대비 무려 8조원 정도의 증가가 있었다. 하지만 지난 7일이 되자 거래대금은 다시 4조원이 줄어들었다.
수조원 단위의 뭉칫돈이 하루 사이에 들어왔다 나가는 모습은 공매도 전면금지 조치를 전후 국내 시장에 대한 다양한 관점이 단기간에 공유되고 있음을 뜻한다. 쉽게 말해 증시 변동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이른바 ‘글로벌 스탠다드’에서 한참 벗어나 있는 공매도 금지는 단기적으로 증시 활성화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국내증시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증시 이탈 현상이 계속 이어진다면 그 대안으로 첫손에 꼽히는 것은 채권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금리 정책이 장기화되면서 주식보다 채권의 기대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분간 투자자들은 끊임없이 ‘주식 vs 채권’이라는 이분법 안에서 진동하며 기대수익률을 비교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일반 투자자들도 채권투자에 접근할 수 있는 경로가 많아졌기 때문에 자금이동이 더 빠르게 이뤄지는 추세”라면서 “공매도 전면금지에 따른 일시적 효과가 잦아들면 주식시장 자금유출이 다시 이어질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