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최근 서울 등 주요 정비사업장에서 신탁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와중 이런저런 논란이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신탁사의 능력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신탁사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신탁사에 대한 진가가 드러날 것이라는 입장이다.
서울시의 제동으로 재건축이 지체되고 있는 여의도 한양아파트./사진=서동영 기자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KB부동산신탁은 신통기획으로 진행 중인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 진행을 위해 롯데쇼핑과 한양아파트 단지 내 상가 매각을 논의 중이다. 서울시는 KB부동산신탁이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정비계획안에 포함되지 않은 해당 상가를 사업면적에 포함했다는 이유로 제동을 걸었다. 이로 인해 지난달 19일로 계획된 시공사 선정이 연기됐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전문성을 앞세우며 정비사업을 수주했던 신탁사들이 정말로 사업을 이끌만한 능력이 있는 것이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금까지 신탁사가 준공까지 이끈 사업장이 많지 않은 점을 근거로 든다. 2016년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도정법) 개정에 따라 신탁 방식이 도입된 이후 준공까지 이끈 사례가 10여 곳에 그치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조합이 사업을 관리할 역량이 있다면 굳이 상당한 수수료를 신탁사에 주고 사업을 진행할 이유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신탁사들은 자신들의 정비사업 성공 사례나 리스크 관리능력 등을 강조하고 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지난 8일 '도봉2구역 재개발'이 착공과 함께 일반분양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2007년 조합 설립 이후 10년 가량 중단된 사업을 코람코자산신탁이 사업대행자로 나서 5년 만에 분양까지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한국토지신탁은 지난 6일 여의도 삼익아파트 재건축 사업시행자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한양아파트 여파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따낼 수 있던 이유에 대해 "한국토지신탁은 도정법 개정 때부터 정비사업에 뛰어들어 꾸준히 실적을 쌓았다"며 "또 정비사업 관련 인력은 14개 신탁사 중 우리가 가장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탁사들은 신탁 방식 정비사업 성공사례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람코자산신탁 관계자는 "신탁방식 준공 사례가 숫자 자체로는 적을 수 있지만 도입 시기로 봤을 때 많은 수"라며 "반면 조합을 설립했는데 시간만 보내는 정비사업장은 전국에 부지기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사비 갈등으로 사업이 일시 중단됐던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이 비전문가로 이뤄진 조합 방식의 한계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며 "신탁사였다면 시공단과 조합원간 절충점을 찾아 시공비는 최소한으로 억제하면서도 사업 중단은 막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신탁사 관계자는 "한양의 경우는 다른 현장과 비교해도 특이한 케이스다. 해당 건만 갖고 전체 신탁방식 정비사업을 논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KB부동산신탁 관계자는 한양아파트 재건축에 대해 "상가 소유주인 롯데쇼핑과 상가 매각에 대해 협의 중이다. 롯데쇼핑은 매각을 협의할 수 있다고 알렸다. 매각이 마무리되면 재건축 재개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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