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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은행연합회장 6파전…내주 최종후보자 옥석 가린다

2023-11-10 11:32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은행연합회가 차기 회장 잠정 후보군으로 6명을 선정했다. 후보군에 관료 출신보다 민간 출신이 5명이나 자리한 게 눈길을 끄는데, 최근 정부의 은행 때리기에 맞서 업계 권익을 대변할 수 있는 인물 내정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10일 은행연합회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차기 은행연합회장 잠정 후보군은 박진회 전(前) 한국씨티은행장, 손병환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현(現) KB금융지주 회장,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가나다순) 등 6명이다. 민간 출신이 5명이며, 관(官) 출신은 1명에 불과하다. 

은행연합회가 차기 회장 잠정 후보군으로 6명을 선정했다./사진=류준현 기자



회추위에는 김광수 현 은행연합회장과 4대 시중은행, 특수은행, 지방은행 등 11개 회원사 은행장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후보군의 프로필을 살펴보면, 박진회 전 씨티은행장은 1957년생으로 전남 출신이다. 1980년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해 1984년 씨티은행에 입행했다. 씨티은행에서 자금담당 본부장, 수석부행장, 기업금융그룹 그룹장을 두루 거쳐, 2014년부터 2020년까지 6년간 행장 직을 역임한 바 있다.

손병환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1962년생으로 경남 진주 출신이다. 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 부장, 중앙회 기획실 실장, 지주 사업전략부문 부문장 및 경영기획부문 부사장을 두루 거쳐 지난 2020년 3월 농협은행장을 역임했고, 이듬해 1월 지주 회장으로 추대돼 지난해 말 임기를 마쳤다. 현재 한국금융연구원 비상임연구위원으로 활약 중인 손 전 회장은 최근 KB국민은행 사외이사 후보로도 거론된 바 있다.

윤종규 현 KB금융그룹 회장은 1955년생으로 전남 나주 출신이다. 1973년 옛 한국외환은행에 입행을 시작으로, 국민은행에서 재무전략본부와 개인금융그룹 부행장 등을, 지주에서 CFO·CRO·부사장 등을 두루 거쳤다. 2014년부터 KB지주 회장 직과 국민은행장(2014~2017년)을 맡으며, KB금융을 리딩뱅크로 육성했다. 오는 30일 회장 임기를 마무리한다.

임영록 전 KB금융그룹 회장은 1955년생으로 강원 영월 출신이다. 후보군 중 유일한 관 출신이다. 행정고시를 합격해 1997년부터 2008년까지 옛 재정경제원(부)에서 은행제도과장, 경제협력국장, 차관보, 제2차관 등을 역임했다. 2010년부터 3년간 지주 사장으로 활약하고, 2013년 지주 회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KB사태'로 불리는 연이은 내부통제 부실 문제로 당국의 제재를 받으면서 이듬해 불명예 퇴진했다. 

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1957년생으로 경남 함암군 출신이다. 1984년 신한은행에 입행했으며, 리테일 부문장과 영업추진그룹 부행장에 이어 2015년 행장 직을 맡았다. 2017년 3월 지주 회장으로 추대돼 올해 3월까지 회장으로 활약했다. 행원으로 입사한 지 33년만에 행장까지 오른 정통 '신한맨'으로 불리며, 비은행 계열사 확대 등으로 신한금융의 성장을 이끌었다.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은 1954년생으로 경북 상주 출신이다. 1980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종합금융본부·개인고객본부 본부장 등을 역임하고, 전무이사, 수석부행장을 거쳐 2010~2013년 행장직을 맡았다. 이어 2015년부터 YTN 사장으로 지냈으며, 윤석열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금융산업지원본부장을 맡았다. 

은행연의 후보군 선정은 업계를 향한 정부의 시선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부는 고금리 여파로 촉발된 '이자 장사' 논란으로 연일 은행권을 때리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열린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갑질·독과점·종노릇 등을 언급하며 은행권을 강하게 질타한 바 있다.

은행연합회장은 은행의 권익을 대변하고 금융당국과 직접 소통해야 하는 자리다. 이에 정부의 입김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관 출신보다 민간 출신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한 모습이다.

한편 은행연은 다음주께 최종 후보자를 확정할 계획이다. 은행연 관계자는 "다음주 회추위를 추가로 개최해 후보군을 면밀히 살펴본 후 최종 후보자를 확정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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