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방산업계가 5대 은행의 금융지원 검토에도 불구하고 폴란드 2차 계약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지원 규모가 5대 은행의 금융지원이 방산업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수출입은행법도 올해 안으로 개정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계약에 차질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폴란드 그드니아 항구에 도착한 현대로템 K2 전차./사진=현대로템 제공
◇5대 은행 금융지원, 업계 기대에 못 미쳐
13일 업계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폴란드 방산 수출 2차 계약에 대한 공동대출을 검토하고 있다. 지원 규모는 약 27억 달러(3조5000억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업계에서 원하는 지원 규모 82억 달러(10조8000억 원)와 비교하면 31.8%에 불과하다.
27억 달러를 선지급하고 추가 지원을 검토하는 등 총지원 규모에 대해서는 협의가 진행 중이지만 방산업계 내에서는 충분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정치권에서 추진하는 수출입은행법 개정도 늦어지고 있다. 폴란드와 추진하고 있는 2차 계약 규모는 30조 원에 이르는데 현재 수은의 수출 금융지원 자본금 한도가 꽉 차면서 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
이에 지난 7월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은 수은 자본금 한도를 기존 15조 원에서 30조 원으로 올리는 개정안을 발의했고, 10월에는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본금 한도를 35조 원으로 상향하는 개정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다른 법안들에 밀려 개정안은 상임위 소위 심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채 계류 중이라 연내 통과가 미지수인 상황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은행의 지원으로 급한 불을 끄게 된 것은 맞지만 업계에서 기대하고 있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며 “수은법 개정안도 빠르게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늦어지면서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폴란드 정권교체 변수까지 등장
폴란드 내에서는 정권교체라는 변수도 발생했다. 폴란드 총선에서 과반을 차지한 야권엽합은 그동안 자국 내 한국 무기 체계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에 대해 경계했으며, 한국 무기 구입 자금을 위한 특별 예산 편성에 대해서도 비판해 왔다.
정권교체로 인해 계약이 무산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과거에도 정권교체 이후 무기 계약이 취소된 사례가 있는 만큼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2015년 폴란드는 군용 에어버스 카라칼 헬리콥터 50대를 프랑스로부터 구매하는 가계약을 맺었으나 정권교체 후 계약을 파기한 바 있다.
게다가 경쟁국가에서도 폴란드와 무기 계약을 맺기 위한 접촉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과의 계약을 파기하면서 계약을 진행하자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국내 방산업계의 2차 계약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 다른 방산업계 관계자는 “폴란드 정권교체로 인해 계약이 무산되지는 않겠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물량을 나눠서 계약을 진행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지만 전체적인 계약 규모 축소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