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급작스러운 한파가 증권가에도 불어 닥쳤다. 금융당국이 일부 증권사에 대해 외환 건전성 관리 강화를 요구하는가 하면 이달 중 대규모 투자자 피해를 유발한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와 관련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의 제재가 확정될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CEO중징계에 금감원 지적까지 증권가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2일 삼성증권과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한화투자증권, 노무라금융투자 등 6개 증권사에 대해 ‘경영유의’를 통보했다.
최근 이들 증권사에 대한 검사를 실시한 결과, 외화 유동성 관련 리스크 관리 체계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난 데 따른 조치다.
금감원은 “이들 증권사는 주로 일중 외화자금 파악 및 관리를 위한 체계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에 지급 결제 및 자금 수요에 적시 대응할 수 있도록 유동성 관리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또 환리스크 관리를 위한 한도 세분화(포지션·손실 등), 가격 적정성 평가 등 외환시장 리스크에 대한 관리 기준을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금감원은 외화비상조달계획 및 외화 금리리스크(장단기 미스매치) 관리 체계 정비, 해외 현지법인 출자금 등 해외익스포저 관리, 이사회 보고 체계 정비 등도 요구했다.
오너 리스크란 먹구름도 드리우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달 중 금융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제재 수위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여겨진다. 제재 최종 수위가 결정될 유력한 날짜는 정례회의가 열리는 이달 15일이나 29일이다.
앞서 금감원은 2020년 11월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박정림 KB증권 대표와 양홍석 당시 대신증권 사장(현 부회장)에게 중징계(문책경고)를 내렸다. 또 옵티머스 펀드 관련해서는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에게 문책경고를 처분했다.
사실상 사모펀드 상품을 심의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경영진의 내부통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 통상 금융사에 대한 제재는 금감원을 거쳐 금융위에서 최종 결정된다.
어떤 수위 제재가 이뤄질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제재 수위를 단정지을 순 없지만 최근 금융당국의 기조상 엄단이 내려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재 당국은 증권사들의 내부통제 부실 관리를 엄중하게 인식하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영풍제지 주가조작, 프라이빗뱅커(PB)의 수익률 조작 등 증권사들의 잇단 비위 행위가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라면서 “금감원장이 증권사에 대한 고강도 검사도 예고한 만큼 엄단이 내려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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