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한국과 유엔사 회원국의 국방장관회의가 14일 서울에서 개최된 결과 한반도에서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적대행위 및 무력공격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또 한미동맹과 유엔사 회원국 간 연합연습을 활성화해 상호 협력을 증대하고, 유엔사 회원국도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유엔사들은 한반도에서 정전협정이 체결된지 70년이 지나도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위협을 규탄하고, 대한민국의 방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면서 유엔사 역할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이날 회의에는 신원식 장관과 오스틴 미 국부장관을 비롯해 호주의 방산장관, 태국 총사령관, 필리핀 차관, 벨기에·캐나다·덴마크·프랑스·그리스·이탈리아·네덜란드·뉴질랜드·노르웨이·필리핀·튀르키예·영국 대사들과 남아공의 정치참사관이 참석해 17개 유엔사 회원국의 국방장관 및 대표들이 함께했다.
국방부는 “이번 회의는 1953년 7월 27일 체결된 정전협정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상 최초로 대한민국과 모든 유엔사 회원국들의 국방장관 및 대표들이 모여 한반도 안보 문제를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1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한-유엔사 회원국 국방장관회의’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2023.11.14./사진=사진공동취재단
공동성명에서 회원국들은 “한반도의 평화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1953년에 체결된 정전협정의 정신과 약속이 변함없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며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은 모든 불법행위를 중단해야 하며, 북한과 관련된 안보리 결의 이행에 있어서 국제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으며, “또한 한반도가 항구적 평화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 대화의 유용성과 필요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회원국들은 “유엔의 원칙에 반해 한반도에서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적대행위나 무력공격이 재개될 경우 공동으로 대응할 것임을 선언했다”며 “한미동맹과 유엔사 회원국 사이의 연합연습과 훈련을 활성화해 상호교류와 협력을 지속 증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성명에서 참석자들은 북한의 침략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세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하나의 깃발 아래’ 모여 싸운 6.25전쟁 유엔군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에 경의를 표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을 비롯한 17개국 유엔사 회원국 국방장관들이 1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한-유엔사 회원국 국방장관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11.14./사진=사진공동취재단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이번 회의에 대해 “한국정부는 이번에 회원국을 확대해나가자고 제안했다.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간 정전협정 정신이나 안보리 결의, 한반도 방위에 대해 유엔사 회원국과 약속이 확인되면 회원국을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한국군이 유엔사에 참모부를 파견하겠다고 공식의사를 전달했다. 한국군이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보직을 협의 중”이라면서 “아울러 한미연합연습 때 희망하는 회원국과 훈련을 확대해서 유엔사 회원국들의 기여를 확대해나가자고 했다”고 전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유엔사 회원국들의 공동대응에 대해선 “유사시 참모부를 파견하고 부대를 파견하는 군사적 대응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유엔사 회원국들은 6.25전쟁 발발 당시 의료 및 물자를 지원해서 북한군을 격퇴했고, 1953년 워싱턴선언을 통해 다시 참전을 약속했다. 한국에 유사 상황이 생기면 참전하겠다는 그 약속이 유효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정부에서 종전선언을 추진한 것과 북한이 13일 유엔사 해체 주장을 한 것에 대해 이 고위관계자는 “지난정부에서 종전선언을 추진한 것은 정치적 선언이었고 유엔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없다고 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선 판단하지 않겠다”면서 “다만 북한은 종전선언을 거론할 당시 남북 사이에 대결의 불씨를 남겨두어선 안된다고 했고, 어제 유엔사 해체를 주장했으니 북한의 시각에선 종전선언은 유엔사와 연결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