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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절벽인데 철 지난 호통, 롯데 부자 국감 증인 채택?

2015-08-10 12:50 | 신진주 기자 | newpearl09@mediapen.com

불투명한 대기업 지배구조 문제 개혁, 여야 공감대 형성
"롯데 총수 일가에 대한 증인 채택 이유 분명치 않아"

[미디어펜=신진주 기자]최근 경영권 다툼 과정에서 롯데그룹의 불투명한 소유구조와 복잡한 순환출자구조가 수면위로 드러나면서 공정위·국세청은 물론 정치권까지 롯데그룹 총수 일가를 정조준하고 있다.

다음달 초 시작되는 올해 정기 국정감사를 앞두고 불투명한 대기업 지배구조 문제가 부각되자 야당을 중심으로 국회에선 '재벌 손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 사진=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10일 재계에 따르면 현재 상황에서 올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가장 큰 재벌은 롯데 일가다.

총수일가의 다툼 속에 롯데의 지배구조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여론이 안 좋아지자 재벌 개혁에 대한 여야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우선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과 관련, 직접 당사자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포함해 신동빈 회장, 신동주 전 일본롯데그룹 부회장 등 주요 관련자들의 국감 증인 및 참고인 채택이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기식 새정치연합 의원은 "롯데는 이미 민낯이 다 드러나 여당도 증인 채택을 반대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고령인 신 총괄회장은 어렵더라도 신동빈 회장 등은 소환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인 채택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금껏 국감을 살펴보면 국회의원들은 강한 인상을 남겨 인지도를 높이고자 이슈화되는 사안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국감장에 증인을 불러놓고 호통만 치다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기에 내수침체 등 경제절벽 앞에 놓은 대기업들은 미래성장에 진땀을 흘리고 있는데도 안하무인식 호통은 더 이상 없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재계에서 흘러나왔다.

한 재계 관계자는 "피해를 가장 많이 본 주주들은 가만히 있는데 제3자들이 난리를 치고 있다"며 "롯데에 대한 여론이 안 좋아지자 이 기회에 자신의 목소리를 내려 국회의원 역시 덩달아 '롯데 때려잡자'라고 말하고 있는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롯데 총수 일가에 대한 증인 채택 이유가 분명치 않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롯데 지배구조와 관련해선 전적으로 회사 내부의 문제이므로 회사 이사회나 주주총회로 해결하면 되는 것이지, 국회에서 총수들을 불러다가 이래라 저래라 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김정호 연세대학원 교수는 "증인으로 불려 나올 사람이 만약 범법행위를 했다면 그것은 검찰 등 수사기관에서 하면 되는 문제"라며 "국민연금 이사장·공정위위원장 등 공무원이 아닌 일반 국민(기업의 총수)을 무슨 권한으로 청문회에 세우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현재 롯데의 지배구조를 문제삼고 있는 사람들은 '1%의 적은 지분으로 99%를 지배한다'는 점을 드는데 이는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거나 잘못된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 김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신격호 일가의 증인 채택은 '그저 기분 나쁘기 때문에 세운다'고 정의했다.

김 교수는 "만약 이번에 신격호 일가의 증인채택이 이뤄졌을 때 질의응답식이라기 보다는 호통만 치다가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국회의원들이 복잡한 순환출자가 왜 형성됐는지 등에 대해 말을 해도 그 구조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대기업의 지배구조 문제 해결을 위해 재벌의 경영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편법을 통한 경영권 확보를 규제할 이른바 '롯데 방지법'을 잇따라 발의했으며, 새누리당 역시 롯데그룹의 대주주이자 대표적 기관투자가인 국민연금공단의 주주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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