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배터리 핵심소재인 전구체의 자립도 제고를 기치로 내건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코스피에 공식 입성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열린 유가증권시장 상장기념식을 갖고 자본시장에 데뷔했다.
지주사 에코프로, 배터리 양극 소재 회사인 에코프로비엠, 환경 전문 기업인 에코프로에이치엔에 이어 자본시장에 입성한 4번째 가족사가 됐다.
이날 기념식에는 김병훈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대표이사,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이사뿐만 아니라 에코프로와 오랜 기간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허개화 GEM 회장 그리고 김윤태 에코프로이노베이션 대표, 박종환 에코프로이엠 대표, 박석회 에코프로씨엔지 대표, 허태경 에코프로에이피 대표, 이재훈 에코프로파트너스 대표 등 가족사 최고 경영진이 총 출동해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을 축하했다.
1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유가증권시장 상장기념식에서 관계자들이 현재가 확인 후 기념 촬영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박종환 에코프로이엠 대표, 김윤태 에코프로이노베이션 대표, 이승환 에코프로 미래전략본부장, 김병훈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대표,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 이재훈 에코프로파트너스 대표, 박석회 에코프로씨엔지 대표, 허태경 에코프로에이피 대표./사진=에코프로 제공
상장 기념식 직후 에코프로 가족사 대표들은 티타임을 갖고 "에코프로가 지금까지 성장한 배경에는 오너의 결단과 도전을 바탕으로 자본시장에서 적기에 투자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자본시장은 에코프로 성장에 있어서 대단한 자양분을 제공했기에 시장의 기대치를 만족시켜 나가야 한다"고 다짐했다.
김병훈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대표는 축사를 통해 “2차전지 산업의 성장은 무궁무진하다“며 “지금의 위치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의 10년, 20년 후의 전기자동차 시대와 더불어 세계시장에서 가장 인정받는 기업이 되도록 임직원 모두가 힘을 모을 계획”이라는 상장 소감을 밝혔다.
에코프로와 오랜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인도네시아 니켈 개발 사업을 비롯해 새만금산업단지 내 전구체 합작사업 등 다양한 부문에서 협력하고 있는 허개화 GEM 회장은 축사에서 “누군가 저에게 에코프로 머티리얼즈의 미래 성장력을 묻는다면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하이니켈 전구체 소재 시장의 글로벌 리더로서 무한한 성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코프로 시가총액은 약 3조9000억 원 규모로 상장 첫날 장 중 한 때 공모가 3만6200원 대비 최고 80%대까지 올랐다가 종가에는 58% 오른 5만72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에코프로 가족사 중 최초 코스피 입성…조달 자금으로 성장 도모
2017년 설립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전구체를 대량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기업이다. 전구체는 배터리 핵심 요소인 양극재의 핵심 원료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전기차 등에 탑재되는 최고 수준의 하이니켈 전구체를 주력으로 만들고 있으며 니켈, 코발트와 같은 핵심 원료의 금속 정제 및 생산 기술 개발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2018년 전구체 1공장을 시작으로 2021년 원료 1공장을 준공했다. 이번 코스피 상장을 통해 조달되는 자금은 공장 증설과 생산장비 확보 등에 대부분 투입되고, 친환경 원재료 매입 등 성장 동력 도모를 위한 투자금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으로 에코프로는 새로운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배터리 양극소재 라인을 국내외에 증설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구체 자급도를 높이지 않을 경우, 에코프로 양극소재 경쟁력은 하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2027년까지 21만 톤의 생산능력을 갖추어 시장점유율 7.5%로 글로벌 5위 전구체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외부 판매 비중을 2027년까지 50% 수준으로 늘려 매출처 다변화를 통해 독자 생존의 사업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최근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해 자원 무기화 양상이 거세지고 있고 미국의 IRA 및 EU의 CRMA 등 중국을 견제하는 무역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전구체 시장에선 중국 의존도가 높은데 차세대 국가 핵심산업인 이차전지 산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국내 전구체 자급률 확대는 필연적이다.
◇에코프로 2007년 상장, 자본시장 도움으로 배터리 소재 국산화 성공
서울 서초동의 10평도 채 되지 않은 사무실에서 1998년 출발한 에코프로는 2004년 배터리 소재 사업에 뛰어들었다. 막대한 시설투자비용을 조달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한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은 "배터리 소재 사업의 설비투자를 위해서는 에코프로를 코스닥에 등록시켜야 한다"고 임원들을 독려했다.
에코프로는 2007년 기술특례 회사로 코스닥에 등록하며 도약의 전기를 마련했다. 공모주 청약당시 874.5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고, 99억 원의 자금을 모집했다. 에코프로는 이 자금을 배터리 양극활물질 생산설비 증설에 투자해 규모의 경제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당시 월 5톤 수준이던 생산능력은 월 20톤 규모로 늘어났고 상장 첫해 에코프로는 매출액 265억 원, 영업이익 47억 원을 기록했다. 이후 2008년 충북 오창에 이차전지 양극소재 1공장을 2009년 양극소재 2공장을 준공해 본격적인 이차전지 소재 회사로 발돋움하는 발판을 갖추게 되었다.
에코프로는 특히 당시 배터리 업계가 주목하는 니켈계 양극활물질 NCA 생산기술을 확보, 2013년 세계 1위 배터리 셀 메이커인 소니에 양극소재를 공급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런 성장의 배경에는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 99억 원이 토대가 됐다는 게 내부 평가다.
◇에코프로비엠, 상장 자금으로 포항 이차전지 생태계 구축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은 2015년 이차전지 소재 사업이 흑자로 전환하자 배터리 소재 사업을 물적 분할하기로 결단한다. 이동채 전 회장은 당시 임원들과 토론회를 갖고 "앞으로 양극소재만 생산해서는 부가가치를 창출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배터리 소재에 들어가는 비용이 100이라면 우리가 60~70을 컨트롤해야 한다. 나머지 30은 광물이기에 우리가 컨트롤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설파하면서 배터리 생태계 조성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에코프로 내부에서는 이 구상을 ‘5.15 프로젝트’로 명명했다. 5조원 매출에 15%의 영업이익율을 올려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자는 슬로건이었다.
에코프로는 에코프로비엠을 2016년 물적 분할한 뒤 2019년 상장한다. 당시 주당 4만8000원에 총1720억 원을 조달하고 영일만 산업단지의 5만평의 부지를 마련해 CAM6 공장을 착공한다. 에코프로는 이곳에 에코프로비엠을 비롯해 전구체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수산화리튬 공정의 에코프로이노베이션, 리사이클을 맡는 에코프로씨엔지, 질소와 산소를 공급하는 에코프로에이피 등 5개 가족사들로 생태계를 구축한다. 에코프로가 포항에 구축한 클로즈드 루프 시스템(Closed Loop Eco-System)은 가족사들 간의 시너지 제고를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앞으로도 자본시장과 주주에게 더욱 친화적인 조직으로 거듭나며, 자본시장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다양한 2차전지 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갈 계획” 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