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삼인성호(三人成虎). 세 사람이 모이면 호랑이도 만들어 낸다는 뜻으로, 거짓말도 여러 사람이 하면 곧이 들린다는 비유다. 예나 지금이나 가짜뉴스는 진행형이다.
어느날 갑자기 자신이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며 누명을 뒤집어 쓰고 인격살인을 당한다면? 대한민국 성인 대부분이 그 거짓을 사실로 믿게 된다면? 정권 최고위급 권력자들과 유명 음모론자 그리고 거대한 언론이 허위 사실 유포를 주도해 프레임을 만들고 1년 넘게 누명을 씌워 '집단 린치'를 가한다면 어떻게 될까.
2020년 2월, 국회의원 선거를 두 달 앞둔 시점. 수조 원대 권력형 비리인 '신라젠'을 취재하던 기자는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간다. 202일간의 옥고를 치뤘다. 기자는 누명을 쓴채 잠 못드는 감옥에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건의 내막을 공책에 기록했다. 억울함으로 점철된 고통과 지옥 같은 현실을 버티고 견뎌 냈다. 그리고 마침내 저자는 모든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는다.
옥중 기록에 추가권력형 비리 검언유착이자 권언유착의 민낯을 고스란히 담아낸 책 '죄와 벌'이 나왔다. 저자는 당시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오르내렸던 채널A 이동재 기자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을 향해 온갖 가짜 뉴스를 유포한, 여전히 유포하고 있는 이들의 민낯은 물론 어떻게 어떤 가짜 뉴스를 유포했는지를 적나라하게 털어 놓고 있다.
수조 원대 권력형 비리 의혹을 파헤치겠다고 나섰던 저자는 ‘총선용 공작’으로 감옥에 갇혔고 그에게 붙여진 죄목의 제목은 대한민국 건국 이래 듣도 보도 못한 ‘강요미수’ 혐의였다. 당시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이동재 수사에 개입하지 말라"며 헌정 사상 두 번째로 검찰총장 윤석열의 ‘수사 지휘권’을 뺏았았다. 31년 만의 언론사 압수 수색이 채널A에 가해졌다.
저자는 음모론의 주역들은 열거한다. 사기 집단 VIK에서 강연, VIK가 대주주였던 제약사 ‘신라젠’ 행사에 참석해 극찬한 유시민. ‘음모’와 ‘괴담’을 좋아하는 김어준. ‘가짜 뉴스 창조자’ 최강욱. 이동재와 한동훈 관련 가짜 뉴스와 합성 사진을 SNS에 유포하다 슬그머니 삭제한 조국. 최강욱과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며 “둘이서 작전에 들어갑니다”라는 글과 함께 ‘이동재에게 누명 씌우기’ 작전에 들어간 황희석. 사기 전과자를 내세워 수백 건의 보도로 국민에게 ‘검언 유착’ 프레임을 세뇌한 MBC. 이동재와 한동훈이 ‘총선 공작’을 했다는, 언론 역사상 최악의 가짜 뉴스를 유포한 KBS. 사기 전과자를 발굴해 별칭까지 지어 준 뉴스타파 등등이다.
저자는 시계의 태엽을 돌려, 혹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과거를 바꿀 수는 없다고 말한다. 과거가 과거로 존재하는 한, 다만 그 과거와 연결되어 살 수밖에 없는 게 우리네 삶이기에. 당연히 과거의 그 일은 현재의 또 다른 모습으로 진행형이다. 그러니 과거에 일어난 일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지금 자신의 자리에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제대로 ‘앎’이야말로 "나, 그리고 자유 민주주의의 국민에게 주어진 오늘과 내일의 과제"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는 '주어진 오늘과 내일의 과제'를 위해 아주 화끈한 복수극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끝없이 공작을 일삼는 탈진실·무지성인들로부터 탈취당한 진실을 찾아오는 것이야말로 ‘아주 화끈한 복수극’이기에. 그는 "어느덧 제22대 총선이 반년 앞으로 다가왔다"며 "민주와 진보의 탈을 쓴 자들은 또 한 번 그 달콤한 맛을 잊지 못하고 공작(工作) 거리를 찾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죄와 벌'의 집필은 제 삶에 있어 '도둑맞은 진실;을 찾는 여정이었다"며 "추악한 권력에 찌든 자들이 그것이 들통나면 끝장일 것을 우려해 타인의 삶을 뭉개는 것으로 자신들의 삶을 연명해 가는 것을 종을 치게 하기 위한 공적 산물입니다. 죄는 결국 남 안 주고 죄 지은 사람이 다 받게 돼 있으니까요"고 진실의 힘을 강조했다.
이 책은 '친문 검찰과' 어용 언론의 '가짜 뉴스' 공작에 휘말렸던 저자가 공정함과 진실이 어떻게 폐기됐는지를 국민에게 고발한 책이다. 권력에 눈이 멀어 국민의 삶을 유린했던 이들이 뿌렸던 가짜 뉴스를 완전히 뒤집으며 손상된 존재의 역경을 정교하게 재배열했다. 지금도 판치고 있는 가짜뉴스에 대한 엄중한 경고이기도 하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