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한국-영국 관계에 대해 "1950년 한국전 당시 영국의 청년들은 한국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도 주저하지 않았다"며 "영국의 도움에 힘입어 압축적으로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룩하고 자유민주주의를 확립한 대한민국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영국의 글로벌 전략적 파트너로 거듭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영국 국빈방문을 하루 앞두고 공개된 데일리 텔레그래프지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 이후 최초로 국빈초청 받은 국가가 대한민국이라는 사실은 영국이 인태 지역에서의 협력, 글로벌 무대에서의 협력을 위해 한국을 얼마나 필요로 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보여준다"며 이같이 말했다.
텔레그래프지는 이날 윤 대통령과의 서면 인터뷰를 "세계는 '복합위기'에 직면해 있다, 한국 대통령, 영국 국빈 방문 앞두고 강조(World is facing ‘polycrisis’ warns South Korean president ahead of UK state visit)"라는 제목으로 게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3.4.19. /사진=대통령실 제공
특히 윤 대통령은 이번 인터뷰에서 이번 국빈 방문과 관련해 "양국은 정치, 경제, 첨단과학기술, 인적 교류 등 제반 분야에서 미래지향적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고 디지털, AI, 사이버 안보, 원전, 방산, 바이오, 우주, 반도체, 해상풍력, 청정 에너지, 해사 등 각종 분야에서 협력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한영 경제 협력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영국과의 협력을 더욱 심화 발전시키기를 원하고 있다"며 "저와 동행하는 약 70여 명의 경제사절단은 국빈방문 기간 동안 영국 기업들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기 위해 활발히 활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영 안보 협력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현재 우리는 팬데믹, 기후변화,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 등이 혼재된 복합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인태지역은 북한의 핵 위협,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의 긴장요인 등 여러 지정학적 리스크 요인을 안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정부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남중국해를 포함한 역내의 규칙 기반 해양질서 확립의 중요성을 강조해오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평화를 구축하고 지속가능한 번영을 이루려면 무엇보다도 규범 기반의 국제질서를 지키고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한국은 동맹국인 미국을 비롯해 영국, 호주와 매우 긴밀한 안보 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호주, 캐나다, 일본 등 인태지역의 주요 규범 동반자들과도 전략적 공조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불거진 러시아-북한 군사 협력에 대해 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북한의 대러 무기 지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연장시켜 인적 피해를 가중시킬 것"이라며 "이에 대한 대가로 러시아의 북한에 대한 군사기술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이는 대한민국의 안보와 역내 평화에 대한 위협행위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 대통령은 "러북 군사협력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자, 한반도와 동북아, 그리고 유럽의 평화를 위협하는 도발행위"라며 "우리는 러북 간의 불법 무기거래를 단호히 반대하며, 국제사회와 함께 적극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