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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HD현대중공업이 만들면 다르다"…조선에 K-방산 DNA 심다

2023-11-22 15:00 | 박준모 기자 | jmpark@mediapen.com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지난 20일 찾은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내 특수선사업부는 함정 건조가 한창이었다. 배를 조립하는 철판들이 곳곳에 쌓여있었고 근로자들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군함도 세계 1등이 만들면 다르다’는 HD현대중공업의 자신감도 엿볼 수 있었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정조대왕함./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최신 방산기술의 집약체 ‘정조대왕함’

특수선사업부를 방문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정조대왕함이었다. 정조대왕함은 현재 해군의 시험평가를 받고 있어 바다에 정박하고 있었는데 길이 170미터, 폭 21미터, 무게는 8200톤으로 보자마자 웅장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정조대왕함에 실제로 들어가 보니 내부는 미로와 같이 복잡했다. 격실만 해도 500개에 달했다. 이렇게 격실이 많은 것은 함정이 공격을 받았을 때 침수가 나타날 수 있는데 격실을 폐쇄해 침수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다. 

내부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니 조타실에 도착했다. 정조대왕함은 높이가 50미터인데 바다 밑으로 10미터, 바다 위로는 40미터다. 조타실은 배를 조종하는 곳인데 높게 위치하고 있어 울산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넓은 시야가 확보됐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전에는 조타실에서 배를 직업 운항해야 했지만 현재는 이동하고 싶은 위치를 선택하면 배가 자동으로 움직일 정도로 자동화 기술이 높아졌다”며 “정조대왕함은 무게가 8200톤에 달하지만 가스터빈을 가동하면 시속 55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갑판으로 이동하니 근접방어무기체계인 팔랑스와 우리나라 해군의 주력 함포인 5인치 함포도 볼 수 있었다. 헬기 2대를 실을 수 있는 격납고도 있었는데 갑판은 축구장의 1.6배 크기를 자랑했다.

정조대왕함은 최신 방산기술이 대거 탑재된 이지스구축함 배치-Ⅱ 1번함이다. 먼저 대잠 방어 능력이 보완됐다. 용량이 큰 통합소나(음파를 활용해 수중목표의 방위 및 거리를 알아내는 장비)를 탑재해 탐지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렸다. 장거리 대잠어뢰 탑재, 스텔스 선체를 통해서도 대잠 방어 능력을 키웠다. 

최신형 무기도 장착하고 있다. 함대지유도탄과 성능이 향상된 신형 해상유도무기, 한국형수직발사체계(KVLS)-Ⅱ 등이 우리나라 최초로 탑재됨으로써 대함 및 대공 대응능력이 향상됐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함대지유도탄과 성능이 향상된 신형 해상유도무기, 한국형수직발사체계(KVLS)-Ⅱ 등이 최초로 탑재됨으로써 대지공격능력을 포함하여 전반적으로 대함 및 대공 대응능력이 향상됐다. 

또 한국 최초로 해상에서 적의 탄도탄을 탐지·추적·요격까지 할 수 있는 ‘해상기반 기동형 3축 체계의 핵심전력’ 역량도 갖췄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다기능 복합전투체계의 집결체라 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무기체계를 탑재하고 있다”며 “적의 위협을 해상에서 억제할 수 있고, 공중위협으로부터 아군을 방어하고 아군 전력을 통합적으로 지휘하게 되면서 해상전력의 전투력을 크게 신장시키게 됐다”고 말했다. 

정조대왕함 선상./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필리핀 초계함 건조도 한창

정조대왕함을 본 뒤에는 필리핀에 수출하는 초계함 건조 현장을 볼 수 있었다.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에 호위함 2척을 안정적으로 인도하고, 2021년 초계함 2척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에는 원해경비함(OPV) 6척을 추가로 계약하며 필리핀에서만 총 10척의 함정을 수주했다. 

현재 건조가 진행되고 있는 함정은 2021년 계약한 초계함이었다. 선박을 건조할 때에는 철판들이 모여 하나의 블록이 되고, 블록을 쌓아 올리면서 점차 선박의 모양을 갖추게 된다. 건조가 한창인 이곳에서도 블록들이 쌓여 초계함의 모양이 잡혀있었는데 60여 개의 블록이 모여 완성된다. 

필리핀 초계함은 3200톤급으로 길이 118.4m, 폭 14.9m다. 최신예 함정으로 대함미사일과 수직발사대, AESA 레이더 등 첨단 무기체계도 탑재된다. 

올해 말부터는 초계함 건조에 필리핀 국적의 근로자들도 현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55명의 필리핀 근로자가 투입돼 필리핀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데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박용일 HD현대중공업 전무는 “기술지원과 인적 교류를 위해 필리핀 근로자가 투입되는 것”이라며 “3~4년 후에는 필리핀에서 함정을 현지 건조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본부장이 20일 기자단을 만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수출 지속 늘려 ‘규모의 경제’ 달성

이날 기자단을 만난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본부장은 수출을 늘려 특수선사업부 독자 운영이 가능할 정도로 규모를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주 본부장은 “HD현대중공업은 지금까지 100여 척의 국내외 함정을 건조했고, 14척의 함정수출 실적을 기반으로 함정 수출의 시장을 넓히고 있다”며 “HD현대중공업은 앞으로 K-방산이 함정분야에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발휘하고, 의미 있는 실적을 올릴 수 있도록 새로운 비전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비전 중 하나로 중소형 잠수함을 제시했다. 주 본부장은 “HD현대중공업은 3000톤급 이하 중소형 잠수함을 개발 착수했고, 내년부터 영업할 예정”이라며 “수상함 분야에서도 세계적으로 가장 구매가 많은 1000톤급에서 2000톤급의 원해경비함(OPV)의 3가지 모델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수출 협상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주 본부장은 특수선사업부의 매출도 2배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그는 “지금보다 매출 규모를 2배 정도로 늘려서 특수선 사업 분야만으로도 독자 운영이 가능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예정”이라며 “2030년에는 국내 함정과 수출을 통해 매출 2조 원을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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