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과 SK, LG 등 주요 그룹의 연말 인사에 관심이 모아진다. 내년에도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안정’과 ‘변화’ 사이에서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이 먼저 ‘세대교체’라는 변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룹 내에서 실질적인 2인자로 불리며 핵심 계열사들을 이끌었던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전날 자리에서 물러나면서부터다.
삼성과 SK, LG 등 주요 그룹의 연말 인사에 관심이 모아진다. 내년에도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안정’과 ‘변화’ 사이에서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사진=각 사 제공
권영수 부회장의 용퇴 후 권봉석 ㈜LG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재계에서는 권 부회장의 용퇴 후 구광모 회장의 ‘선택과 집중’이라는 경영스타일이 인사에도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구 회장은 휴대폰 사업 등 안 되는 사업을 정리하고, 미래 먹거리인 배터리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장 사업의 빠른 성장을 이뤄낸 바 있다.
이에 LG그룹의 올해 임원 인사 역시 ‘쇄신’과 ‘세대교체’가 주요 키워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12월 초 사장단 인사와 임원 인사, 조직개편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인 삼성전자의 행보 역시 재계의 관심사다. 특히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 부회장과 ㄱ여계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으로 구성된 투톱 체제가 지속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부터 김기남 부회장·김현석 사장·고동진 사장 등 3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해 왔지만, 지난해부터 한종희·경계현 체제로 전환했다.
현재 한 부회장이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과 생활가전사업부장이 겸하고 있지만, 생활가전사업부장의 자리가 새로 채워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삼성전자 대표이사 자리가 모바일·가전·반도체 3인 체제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를 이끌고 있는 정현호 팀장의 거취와 함께 컨트롤타워의 부활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취임 1주년이 지난 만큼, 안정보단 변화를 도모한 쇄신형 인사가 나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아직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해소된 것이 아니어서 리더 교체가 회사 안정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의견 역시 힘을 얻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재판 결과가 내년 1월에 나오는 만큼, 조직 안정화에 주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음 달 초 인사를 앞두고 있는 SK그룹은 안정보단 변화를 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반도체 등 주요 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지난해 주요 대표와 부회장 다수가 유임 됐던만큼, 올해에는 일부 경영진이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최태원 SK 회장 역시 공식적인 자리에서 ‘변화’를 거듭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난달 11일 SK 최고경영자 세미나에서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서든 데스’를 언급했다.
이는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언급된 것으로, 재계에서는 인사 교체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특히 그룹의 투톱 역할을 하는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의장과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 겸 SK하이닉스 대표(부회장)의 거취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또 장동현 ㈜SK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의 인사에도 이목이 쏠린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