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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C이테크건설, 또 사망사고…허울뿐인 '안전관리실'?

2023-11-24 05:57 | 성동규 기자 | dongkuri@mediapen.com
[미디어펜=성동규 기자]SGC이테크건설의 안전 관리 조직과 운영 방침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경기 안성 물류센터 공사현장에서 사망사고 발생 이후 대표이사 직속 조직인 안전관리실의 기능을 강화했음에도 한 달 사이 사망사고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GC이테크건설이 시공을 맡은 인천검단AA10-2블록 현장에서 지난 22일 오후 4시 40분께 A씨가 12층 높이에서 작업 중 2층 테라스로 추락했다. A씨는 인근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고 직후 1시간여 만에 사망했다.

지난 10월 10일 경기 시흥시 정왕동 복합물류센터 신축 현장에서 하도급업체 소속 60대 노동자가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이다.

당시 사망한 노동자는 약 10미터 높이의 고소작업대에서 배관에 들어갈 와이어를 고정해둔 채 작업하던 중 와이어가 후진하던 레미콘 차량 바퀴에 걸리면서 고소작업대가 넘어져 추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SGC이테크건설 사옥 전경./사진=SGC이테크건설 제공


◆중대재해 근절 선포식·안전 관리 조직 강화…성과 아쉬워

SGC이테크건설은 지난해 1월 27일 중대재해 근절 선포식을 열고 내부 조직 재정비와 프로세스를 재‧개정했다. 이 과정에서 모은호 안전보건센터장을 최고안전책임자(CSO)로 임명했다. 

그 이후 9개월여 만인 같은해 10월 경기 안성시 원곡면 외가천리에 있는 KY로지스 저온물류창고 신축 공사현장에서 4층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거푸집이 3층으로 내려앉으면서 외국인 노동자 5명이 5~6m 아래로 추락해 3명이 숨지고 2명이 크게 다쳤다.

고용노동부가 해당 건설현장을 조사한 결과 동바리(가설 구조물) 조립도가 제대로 작성되지 않았던 데다 콘크리트 타설 방법도 준수하지 않는 등 기본적인 안전조치조차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CSO를 필두로 기획팀과 진단팀을 꾸려 탄탄한 안전 관리 조직의 외형을 갖췄지만 제기능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SGC이테크건설은 그해 말 정기인사에서 모은호 센터장을 오히려 상무보로 승진시키고 안전관리센터를 '실'로 승격시켰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3세 경영이 본격화하는 시점에서 중대 재해로 회사 안팎 어수선한 분위기를 환기시키기 위해 안전보건 조직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비슷한 시기 이복영 대표이사와 안찬규 대표이사 체제에서 이우성, 안찬규 체제로 대표이사를 변경했다. 이우성 대표이사는 창업주인 고 이회림 회장의 손자이자 이복영 전 대표이사의 장남이다.

SGC이테크건설 안전보건 로드맵./자료=SGC이테크건설 공식홈페이지


◆안찬규 대표이사 나서 안전조직 강화에도 사망사고 잇달아

SGC이테크건설 공식홈페이지에는 안전보건경영 방침과 관련해 '2021년 8월 20일 획득한 ISO45001(국제표준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을 토대로 세워지고 있으며 안전을 최우선 경영 가치로 삼아 법규와 규정을 엄격히 준수하고 있다'고 명시돼 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상에서도 수년째 동일한 내용이 반복되고 있다.

기존 계획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도 미지수다. 안전보건실의 올해 세부 전략은 크게 3가지다. 안전보건 관련 매뉴얼 적용, 안전보건에 대한 교육과 전문인력 확보, 안전보건 관리 전산시스템 구축 등이다.

하지만 안전보건실의 전략 이행 여부에 대해서는 대외적으로 알려진 게 없다 보니 현재 결과만 놓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건설업계에서 안찬규 대표이사와 모은호 실장의 안전보건 조직 운영 능력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유다.

SGC이테크건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안전보건 능력 향상을 위한 계획은 문제 없이 추진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세부 내용은 중요한 경영상 정보인 만큼 답변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이어 "이번 사고에 대해 정확한 사고 경위와 근로자들의 상태를 파악 중"이라면서 "사망사고가 일어난 만큼 사후 대책 마련에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외에는 언급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성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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