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미국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우리 문화재가 우리 민간 기술로 복원된다.
삼성문화재단은 안중근 의사 유물의 보존처리 지원사업을 진행한데 이어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협력해 보존처리가 절실한 국외 소재 한국문화유산의 보존·복원처리 지원사업을 시작한다고 29일 밝혔다.
이 지원사업은 작년 9월 20일 삼성문화재단이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국외 소재 문화유산 보존·복원 및 활용과 관련한 제반 사업을 종합적·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업무협약 체결에 따른 것이다.
향후 재단은 앞으로 국외 소재 한국문화유산의 보존·복원 처리를 위한 인력과 기술 등 모든 면에서 지원할 예정이다.
먼저 첫번째 사업은 리움미술관 보존연구실에서 미국 피바디에섹스박물관 (Peabody Essex Museum)이 소장한 <평안감사향연도(平安監司饗宴圖)>를 이달부터 약 16개월 동안 보존처리 하는 것이다.
<평안감사향연도>는 평안도에서 열린 도과(道科)의 급제자들을 위해 평안감사가 베푼 잔치의 모습을 그린 8폭 병풍으로 급제자들이 대동강을 건너 평양에 들어오는 장면, 대로를 행렬하여 입성하는 장면, 평안감사가 선화당에서 급제자들을 만나는 장면, 부벽루에서의 잔치 및 연광정에서의 야간 잔치 장면, 대동강에서 뱃놀이 하는 장면 등이 각 폭마다 단독의 주제로 구성돼 있다.
삼성문화재단은 <평안감사향연도>가 소장기관으로 돌아가기 전에 리움미술관에서 전시 및 심포지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최하여 그동안 감상하기 어려웠던 해외의 우수한 한국문화재를 국민들과 함께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다.
김정희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장은 “리움미술관이 사립미술관으로는 처음으로 보존기술을 지원해주어서 앞으로 국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들이 온전히 제 모습을 유지하면서 그 가치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데 큰 도움이 될 것 이다”고 전했다.
피바디에섹스박물관은 2025년 5월에 한국실을 개관하고 <평안감사향연도>를 주요 작품으로 전시할 예정으로 온전히 보존된 한국 문화유산이 현지에서 널리 소개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린다 로스코 하티건(Lynda Roscoe Hartigan) 피바디에섹스박물관장은 “이 프로젝트는 2025년으로 계획된 한국실 개관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의 문화재를 가장 잘 보존할 수 있는 전문가의 손에서 재탄생한 아름다운 작품이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문형 삼성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안중근 의사 유물의 보존처리 지원에 이어 작품의 상태가 온전치 않아 전시되지 못하고 있는 해외의 한국문화재를 리움미술관이 축척한 보존처리 기술로 되살려 우리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일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