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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호텔 상장·지주사 체제 전환 앞에 놓인 '걸림돌'은?

2015-08-12 12:54 | 신진주 기자 | newpearl09@mediapen.com

'환골탈태' 선언한 신동빈
막대한 자금 조달, 일본주주 마음 돌려야
"비용 많이 든다 해도 감당해야할 몫"

[미디어펜=신진주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어제 대국민 사과와 함께 롯데의 '환골탈태'를 선언했다. 여론은 물론 정부, 정치권까지 롯데 전 계열사로 압박이 들어오자 '개혁'을 통해 이를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 신동빈 회장은 지난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고, 한국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를 빠른 시일 내에 상장시키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지배구조를 개선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사진=미디어펜

신동빈 회장은 지난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고, 한국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를 빠른 시일 내에 상장시키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지배구조를 개선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또 그는 현재 남아있는 순환출자의 80% 이상을 올 연말까지 해소하기로 했다.

호텔롯데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 일본 계열 회사들의 지분 비율을 축소할 수 있어 '롯데=일본기업'이라는 국적논란을 잠재울 수도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 향후 해결해야 할 몇 가지 걸림돌들이 존재한다.

먼저 지주사 변환과 관련해 조 단위의 막대한 돈이 드는 것이 문제다. 신동빈 회장 역시 "지주회사 전환에 대략 7조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그룹 순수익의 2∼3년치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말하며 부담감을 표했다.

이어 "연구 개발과 신규 채용 등 그룹의 투자활동 위축이 우려되지만 현 상황을 깊이 고민해 국가발전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롯데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은 3조6000억원대로 7조원을 조달하기엔 한참 부족한 금액이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지주사 체제 전환은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장기적인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며 "금융계열사 분리하는 등 여러 제도 때문에 당장은 지주사로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자금 조달 문제 등은 차츰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걸림돌은 호텔롯데의 90%가 넘는 지분을 갖고 있는 일본 주주들의 설득 여부다.

현재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격인 호텔롯데의 최대 주주는 19.07%를 가지고 있는 일본롯데홀딩스다. 또 12개의 L투자회사들은 호텔롯데의 지분 72.65%를 나눠 보유하고 있어 호텔롯데의 핵심 지배구조라고 지목돼 왔다.

일본 주주들이 굳이 지분율을 낮출 것인지가 의문으로 제기되면서 주주들과 이사회를 설득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도 호텔롯데 상장 시기를 묻는 질문에 "호텔롯데 이사회와 주총결정이 필요해서 제가 언제까지 하겠다고 이야기 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순환출자고리를 끊어내기 위한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순환출자고리 해소 비용을 조사한 결과 롯데 대주주 일가가 그룹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데 최소 2조5000억원이 소요된다고 분석했다.

총 416개에 달하는 롯데그룹의 순환출자고리는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 3개 핵심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6개사 지분만 해소하면 대부분 끊을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아직 비용 추산을 해보지 않았으나 순환 출자고리를 80% 해소한다고 밝혔으니 비용이 많이 든다 해도 감당해야할 몫"이라고 말했다.

이어 "계열사에서 한 번에 부담을 지는 방식이 아니라 계열사들이 나눠서 지분을 정리하고, 계열사 끼리 상호 정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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