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 사라진 아들과 날아든 고지서
어렸을 때부터 유독 사람들을 좋아하고 잘 따랐다는 아이. 작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올해 스무 살이 된, 부모에겐 아픈 손가락이었다는 백지원 군. 줄곧 특수반에서 공부하며 중등도 지적장애 진단을 받긴 했지만, 고3 때 물류센터에서 아르바이트하며 특유의 성실함과 붙임성으로 예쁨을 받았다고 한다.
그렇게 자립을 준비해가던 지원이가 돌연 지난해 10월 실종됐다. 매일 어머니와 통화를 할 정도로 다정했던 아이가 어느 날 외출한 후 돌아오지 않았고, 1년째 연락이 아예 끊겨버렸다.
성인이 된 지원이가 그저 가출한 것일까? 그런데 올해 초부터 집으로 고지서들이 날아오기 시작하며 상황은 심각해졌다. 지원이 명의로 전세자금 1억 원이 대출돼 있었고, 연체된 이자만 160만 원에 달했다. 여기에 통신요금 500여 만 원, 휴대전화기 3대의 할부금까지 총 1억1천만 원이 넘는 돈이 연체돼 있었다.
가족들은 지원이가 스스로 대출을 받을 능력이 되지 않기 때문에, 범죄를 노린 이들에게 지원이가 납치를 당했거나 이용당하고 있는 게 아닌지 불안해하고 있다.
▲ 이상한 동행인 최 씨의 등장
"영상통화를 했는데 ‘같이 있는 사람은 자기 친구다.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나오게 됐다’라고 하더라고요." - 경찰 관계자
지난해 10월 12일, 가족의 실종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어렵게 백지원 군과 연락이 닿았다. 당시 지원이는 서울의 한 모텔에서 친구 최재훈(가명)과 함께 있다며 경찰과 영상통화를 했다고 한다. 경찰이 계속 찾을 경우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겠다며, 실종이 아닌 자발적 가출임을 주장했다는 지원이. 그런데 그로부터 한 달 뒤 지원이 번호로는 더 이상 연결이 되지 않았고, 함께 있던 최 씨도 번호를 바꿔 잠적해버렸다.
지원이는 왜 갑자기 가족과 연락을 끊었던 걸까? 그런데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지원이와 함께 있던 최 씨는 나이만 동갑일 뿐 평소 알고 지내던 친구는 아니었고, 범죄와 관련된 이유로 수배 중인 인물이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최 씨의 가족을 만나 보니, 최 씨 또한 1년 전 연락이 끊겼다고 한다. 경찰서로부터 최 씨가 전세대출 사기에 연루돼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는 가족들. 집으로 각종 대출 연체 고지서가 날아들고 있는 상황이 지원이와 같았다.
▲ 수상한 목격자와 실종의 배후를 추적하라
"안녕하세요, 지원이 어머님 되시죠? 지금 아들이 다시 잡혀갔는데, 해결하려면 전화주세요." - 양동민(가명)
영상통화가 있었던 얼마 뒤, 한밤중에 지원이 어머니에게 낯선 번호로 한 통의 문자가 전송됐다. 급히 할 말이 있다고 연락해 온 의문의 인물 양 씨는 강원도 원주의 한 찜질방에 지원이와 함께 있다고 주장했다. 지원이를 붙잡아두었으니, 어머니에게 데리러 오라고 한 양 씨. 그런데 얼마 뒤 지원이가 사라졌다며 잠깐 사이 다른 남자들이 지원이를 데리고 간 것 같다고 알려왔다.
찜질방에서 지원이를 붙잡아뒀다는 목격자 양 씨는 누구이고, 지원이를 데리고 사라졌다는 또 다른 남자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지난 2주간 결방하고 오늘(2일) 밤 11시 10분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백지원 군 실종 사건을 다룬다. 실종 전 세 달간의 휴대전화 금융 앱 접속 기록을 토대로 그의 이동 동선을 지리적으로 프로파일링 해본다. 이를 통해 대출사기에 연루된 걸로 보이는 백지원 군의 마지막 행적을 추적하고, 그의 곁을 맴도는 유령들의 정체를 파헤친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