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성동규 기자]이준용 DL그룹 명예회장의 삼남이자 이해욱 DL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해창 켐텍 대표이사가 최근 DL이앤씨 주식을 꾸준히 매도하고 있어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3세 승계 구도에서 밀려난 이후 그룹과 거리 두기를 하며 지분을 현금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대주주의 특별관계자인 이해창 대표이사가 장내 매도를 통해 지난달 23일과 30일 각각 802주, 5000주를 매도했다. 앞서 같은달 20일 우선주 556주를 매도해 총 2억3184만9100원(당시 종가 기준)을 확보하게 됐다.
금액이 그리 크지 않은 만큼 개인적인 필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주식 매도로 이해창 대표가 보유한 DL이앤씨 주식은 기존 0.03%에서 0.02%로 낮아지게 됐다.
이해창 대표는 2015년 초 대림산업(현 DL이앤씨) 건설사업부 미등기임원으로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하지만 DL그룹의 철저한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일찌감치 후계자 지위에 있던 장남인 당시 이해욱 부회장의 본격적인 3세 승계가 시작되면서 2018년 대림산업을 떠났다.
차남인 이해승 씨의 경우에는 2017년 보유 주식 전량을 처분하고 미국에서 개인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주식 0.08%(3만3376주)와 0.06%(2만5280주)를 보유한 장녀 이진숙 씨, 막내 이윤영 씨도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켐텍은 무역, 화학합성 수지 도소매업체로 2010년 7월 설립됐다. 2010년 DL그룹 계열사에 편입된 뒤 그룹 계열사간의 내부거래로 성장세를 이뤘다. 그러다 2018년 경영쇄신안을 밝히면서 일감 몰아주기 해소와 지배구조 개선, 상생협력 등을 약속했다.
공교롭게도 이해창 대표이사가 적을 옮긴 이후 순환출자 등 기존의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고 본격적인 켐텍 경영을 통한 홀로서기에 들어갔다. 켐텍은 2019년 이후 내부거래를 통한 매출이 전무한 상황이다.
문제는 내부거래가 끊긴 이후 매출이 3분의 1로 감소하고 줄곧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해도 이제 와서 그룹의 지원을 받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이해창 대표이사가 총수일가라고는 해도 켐텍은 사실상 지주사인 DL을 비롯해 DL이앤씨 등 계열사와 관계없는 별도의 회사로 봐야 한다"면서 "그룹 계열사와 거래를 하려면 경쟁 입찰을 통해 수주를 따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해창 대표이사도 어떻게 보면 개인 주주 중 한명"이라며 "개인 주주의 주식 매도 사유까지 회사 측에서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성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