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5일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개혁 방향 등 선거제 개편에 대해 논의했으나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평행선을 달렸다.
국민의힘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위성정당을 만들었다며 유권자의 투표 결과가 명확하게 나타나는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고수했고, 민주당은 위성정당 방지법을 통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병립형 회귀를 시사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발언과 연합비례정당이 필요하다는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의 발언을 언급하며 "도대체 민주당 입장이 뭔가. 병립형 비례대표제인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남인순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이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3.12.5./사진=연합뉴스
배 의원은 "공직선거법에 의한 선거구 획정(논의가) 무려 7개월이나 넘어서 한심한 상황에서 헌법상 국민에게 주어진 선거권이 침해되고 있다는 사실을 이 자리를 통해 말씀드린다"라며 "오는 12일부터 본인 선거구인지도 잘 모르는 예비 후보자들의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하루속히 선거제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달라"라고 촉구했다.
같은 당 최형두 의원은 "김진표 국회의장의 제안으로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가 있는데 이것도 상당히 현실적 방안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수도권에 집중된 의석을 비수도권으로 분산시키고 면적 대비를 반영하는 문제가 있고, 동서 지역을 통합시켜 큰 권역별 큰 정치인을 탄생시키는 동서화합형 모델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정개특위 국민의힘 간사인 김상훈 의원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자체가 독일,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등 전 세계적으로 한 손에 꼽히는 몇 개 국가 정도만 채택하고 있는 제도"라며 "유권자가 자신의 투표가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에 대해 명확하게 그 절차 과정을 이해할 수가 없고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위성 정당을 창당하지 않아도 되는 선거제를 채택할 수 있는 기회가 우리 앞에 놓여져 있는데, 그걸 도외시하고 바로 위성정당 창당으로 가자고 이야기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며 "국민들께서 이해하기 쉽고, 본인이 투표했을 때 투표행위 결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대해 이해하고 그 결과가 명쾌하게 나타날 수 있는 선거제도를 채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따.
반면 야당은 위성정당 방지를 위해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위성정당 방지 장치를 마련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마련하라는 것이 헌법재판소 정신"이라며 "국민의힘이 헌법 정신을 적절히 수용해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탄희 민주당 의원도 "연동형 비례대표제 개선책으로 제1방안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이 위성정당 금지법"이라며 "어떤 이유로도 이 법안 처리 절차가 신속 진행되는 것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민주당 간사 김영배 의원은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먼저 (입장을) 정해 달라고 했는데, 문제의 발단은 국민의힘이 예전에 선거법으로 회귀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게 되면서 민주당 당론이었던 '240 대 60' 연동형 비례, 그리고 병립형 부분도 섞어서 함께 논의해 볼 수는 있다는 그 가이드라인 협상이 진척이 전혀 안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공론조사를 국회에서 했는데, 그 결과를 보면 국민들을 비례성을 상당히 높여 달라는 요구가 높다"며 "국민들께서 상당히 열려 있는 모습을 알 수가 있는데, 전혀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비례성과 대표성을 충족 못 시키다 보니 결론을 못 내고 있다"라고 했다.
한편 정개특위는 이날 오전 국회 본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한 선거운동을 선거 90일 전부터 전면 금지하도록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또 선거운동 도구를 '착용'뿐만 아니라 '소지'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완화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